터키의 영광과 수모
터키가 어떤 나라인가를 이해하려면 먼저 술레이만과 아타투르크라는 두 인물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술레이만은 터키를 세계 최강국으로 올려놓은 인물이고 아타투르크는 쓰러져 가는 터키를 극적으로 구한 영웅이기 때문이다. 터키에 발을 들여놓으면 가는 곳마다 아타투르크의 동상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스탄불 국제공항 이름도 ‘아타투르크 인터내셔널 에어포트’다.
술레이만도 마찬가지다. 이스탄불의 웅장한 ‘술레마니예 사원’은 전설적인 건축가 시난이 술레이만의 지시로 지은 것이고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위에 있는 이슬람 사원도 술레이만이 증축한 것이다. 술레이만(사진)은 오토만 터키의 10대 술탄(AD 1520~1566)으로 서쪽으로는 그리스 헝가리까지, 동쪽으로는 이라크와 아라비아까지 정복했으며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도 당시 술레이만에 대해서만은 “위대한 술레이만”이라는 존칭을 붙였었다. 그는 터키의 알렉산더 대왕이다. 알렉산더가 헬레네 문명을 동양에 퍼트린 위인이라면 술레이만은 이슬람 문명을 서양에 퍼트린 인물이다. 그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도 정복할 수 있었으나 헝가리에서 서진 정복을 멈추고 기독교 국가들과 화해했다. ‘술레이만’이라는 이름은 16세기 유럽에서 공포와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는 정복자이자 시인이며 학자였고 예술인이었다. 그의 술탄 재직시절 이스탄불은 동서양 무역의 중심지였고 실크로드의 종착역이었으며 이슬람 세력의 최전성기를 이루었다.
터키 역사에서 여자가 파워를 휘두른 적이 있는데 바로 그녀가 술레이만의 아내인 ‘록세라나’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록세라나는 노예로 하렘에 들어가 술탄 비에까지 오른 전설적인 여인으로 자신의 아들을 술탄으로 만들기 위해 술레이만으로 하여금 본처 아들 2명을 죽이게 했다. 록세라나의 아들 셀림이 술탄에 오르자 오토만 터키는 그때부터 부패정치로 국운이 기울기 시작했으며 마침내는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편에 줄을 잘못 섰다가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에게 국토의 대부분을 빼앗기는 수모를 당한다. 이때 떨어져 나간 나라들은 오늘의 이라크, 사우디, 헝가리, 체코, 유고, 시리아, 요르단, 리비아 등 30개국이나 된다.
이슬람국인 터키가 그리스 등 발칸반도를 700년이나 다스려 왔기 때문에 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은 차제에 터키를 멸망시키려 했으나 터키군의 사령관 케말 파샤(후일의 아타투르크)가 보스페러스 전투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어 나라를 건졌다. 이어 케말은 젊은 장교들을 중심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부패의 온상인 술탄 왕정에 종지부를 찍고 민주공화 정치시대의 막을 올렸다. 초대 대통령에 선출된 케말은 문자를 바꾸고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는 등 터키 근대화 작업을 과감하게 펼쳤으며 이 업적으로 그는 의회로부터 ‘아타투르크’(국부라는 뜻)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는 청렴결백하여 지나칠 정도로 검소했으며 부인 없이 혼자서 살았고 자나깨나 나라만 생각한 애국자였다. 케말은 대통령 재직중 사망했으며 터키뿐만 아니라 전 유럽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터키를 세계정상에 올려 놓은 술레이만과
터키를 멸망직전에 구한 아타투르크
오트만 터키시절 세계 각국에서 온 사신을 접견하고 있는 술탄의 위용을 그린 그림.
터키의 국부로 불리우는 아타투르크. 그는 쿠데타를 일으켜 술탄제를 폐지하고 민주제도를 도입하는등 터키의 민주화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 이슬람건축의 대표작중의 하나로 꼽힌다. 뒤에 보이는 말마라 해협이 이스탄불을 유럽과 동양으로 갈라놓고 있다. 술례마니에 사원도 ‘블루 모스크’규모로 건축되어 있다.
무슬림인 터키인들은 유럽과 미국에 이민가는 것이 소원이다. 이들은 유럽에 비해 국민소득이 너무 떨어진다.
이 철
<이사>
c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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