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회계 사무실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구인 광고를 내도 몇 달째 이력서도 오지 않는 사무실도 있다. 회계 사무실만 그런 게 아니다. 일반 회사도 회계나 부기 일할 사람을 뽑지 못한다.
왜 그럴까. “인력 충원의 구조적 문제”라는 게 장두천 남가주 한인공인회계사협회 부회장의 말이다. “회계 사무실에서 숫자만 컴퓨터에 처넣는 게 아니다. 세무소에 전화 걸어 공무원과 다투기도 해야 하기 때문에 갈수록 영어가 필수다. 그러면 취업에 결격 사유가 없는 1.5세나 2세를 채용해야 하는데, 이들은 조건이 좋은 미국 회사로 향한다.”
다른 독자는 전화를 걸어 여러 사무실을 다닌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타운 회계 사무실 근무 환경이 너나없이 열악하니, 누가 오래 일하려 하겠나. 미국서 대학 교육받고 취업에 결격 사유가 없는 한인이면 낮은 임금 조건에 만족하지 않을 거다. 결국 박봉을 묵묵히 참으며 일할 사람이 누구겠나?”
회계사 충원 문제는 눈부시게 발전해온 한인 경제 앞에 놓인 공통 과제를 대표한다. 인재 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손쉬운 대안으로 다른 회사에서 경력자를 빼온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숙제를 풀까. 신간 ‘평등한 세상’(The world is flat·토마스 프리드먼 저)이 힌트를 줄 것 같다. 이 책은 회계사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 회사들이 인도에서 인력 아웃소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2003년 인도에서 이뤄진 미국 세금보고는 2만5,000건이었다. 이 숫자는 2004년 10만건, 2005년 40만건으로 늘었다. 인도에서 한해 7만명씩 배출되는 회계 전공 학생들이 월급 100달러에 미국인의 단순 세금보고 작업을 대행한다. 이젠 개인을 넘어 트러스트 등의 세금보고도 한다.
미국 회계 업계는 인도로 더 안전하게 정보를 전송하는 데 필요한 장치를 개발한다. 그리고 쉬운 일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업무를 개발하고, 지식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다.
핵심은 단순노동의 탈피와 고부가가치 창출이다. 지금껏 싼 임금에 기대 낮은 가치, 저효율을 창출하는 데 그쳤던 한인 경제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너무 비현실적인 꿈이라 내팽개칠 것인가. 이 말을 곱씹어 보자.
“우리는 현재 전환기에 있다. 과거에 사로잡혀 변화를 거부한 사람은 일용품으로 전락할 것이다. 창의성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은 업종을 변화시키고 기존 고객과 관계도 증진시킬 것이다.” ‘어카운팅 투데이’ 2004년 6월호에 실린 개리 부머의 말이다.
김호성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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