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포커스] 성인 오락프로 성인문화 담아 인기… ‘S’ 수퍼 바이브..’ 10%대 점유율
처음 만난 일반인 남녀 출연자가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자위 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성기 부위를 밀착하고 허리를 들썩이는 춤도 태연하게 보여준다. 밀실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장면도 여과 없이 공개된다.
해외 성인 오락 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케이블 채널이 일반인들을 출연시켜 제작한 국산 성인 오락 프로그램이다. 오락 채널 XTM의 ‘S’(수 밤 12시)와 음악 채널 Mnet의 ‘수퍼 바이브 파티’(금 오후 11시) 등이 이처럼 개방적이고 도발적인 성문화를 고스란히 화면에 옮겨 내며 국산 성인 오락 프로그램 정착에 도전하고 있다.
‘템테이션 아일랜드’ ‘제리 스프링거쇼’ 등 해외 오락 프로그램들을 통해 익숙할 수도 있는 화면이지만 국내 제작진과 출연진의 손을 거치니 조금 민망하고 낯설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관심권으로 파고 들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케이블 시청 점유율 10%대를 유지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채널 전체 점유율의 2배를 상회하고 주공략 시청층인 20~30대 남녀의 경우 15%를 넘기기는 등 수치상으로는 확실히 정착 단계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케이블 방송의 성인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시도는 이미 2000년대 초반 케이블 방송 초기에 몇몇 채널에 의해 이뤄졌다. 그러나 지나친 노출과 자극성만을 추구해 시청자의 정서와 조화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S’와 ‘수퍼 바이브 파티’는 자연스러운 성인 문화를 화면에 옮겨내며 시청자 정서에 접근하는 데 비교적 성공하고 있다. 진한 키스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 등은 의도된 연출을 전적으로 배제한 출연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의 발로다.
‘S’의 이덕재 책임프로듀서는 “출연자들 간의 실제 호감 등이 작용해 출연자들이 제작진도 당황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과거 성인 오락 프로그램들이 과장된 자극성을 앞세운 연출로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면 ‘S’와 ‘수퍼 바이브 파티’ 등은 의도를 배제한 자연스러움으로 시청자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함을 무기로 내세운 셈이다. 여기에는 해외 오락 성인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기호도 한몫 했다.
물론 때때로 지나치게 민망하고 낯뜨거운 화면은 아직 국내 안방극장 정서에는 다소 앞서가는 감도 없지 않다. 이덕재 책임프로듀서는 “지상파 방송에 비해 넓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케이블 방송으로서 충분히 다뤄볼 만한 아이템이다. 국내 정서에 맞도록 조정 작업도 계속 곁들이고 심야 방송 시간대와 ‘19세 이상 시청’ 고지 등 기본적인 여과 장치도 있다”고 말했다.
국산 성인 오락 프로그램의 확고한 정착을 위해선 눈길을 ‘확’ 끄는 화면과 시청자 정서에 부합하는 여과 장치 모두를 충족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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