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멀고도 험하다.
최근 완료된 MBC 드라마 ‘늑대’의 캐스팅에서 결국 고배를 든 김옥빈을 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늑대’ 캐스팅 과정에서 김옥빈 측의 노력을 1개월 이상 지켜봤기 때문이다.
‘늑대’는 인기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연기자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에릭과 KBS 드라마 ‘부활’에서 1인2역을 맡아 호평을 이끌어 내며 연기자로서 튼실한 발판을 다진 엄태웅이 남자 주인공에 낙점됐다. 남자 주인공 캐스팅만으로도 흥행성은 보증 받은 것이다.
때문에 여자 주인공 두 자리인 지수 역과 현주 역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도 관심이 높았다. 연기력을 떠나 캐스팅만 되면 단숨에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였다. 한때 지수 역에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으나 휴식을 위해 캐스팅 제의를 고사한 정려원이 “누군들 엘리베이터에 타고 싶지 않겠느냐”고 말 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영화 ‘여고괴담4’와 SBS 추석특집극 ‘하노이 신부’를 통해 주목을 받은 김옥빈도 여자 주인공에 유력한 후보였다. 김옥빈은 특히 ‘늑대’ 제작진으로부터 여자 주인공 두 명 중 한 자리를 내정 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옥빈 측은 ‘늑대’ 제작진을 믿었고, 캐스팅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기간 중 SBS와 MBC의 다른 드라마로부터 주연급 캐스팅을 제의 받았지만 이를 고사했다. 뿐만 아니라 김옥빈 측은 발이 닳도록 날마다 오전, 오후 방송국을 출입하며 제작진과 캐스팅을 협의하는 열의까지 보였다.
그러나 ‘늑대’의 여자 주인공으로는 지수 역에 한지민, 현주 역에는 전 샤크라 출신 은이 각각 캐스팅돼 김옥빈 측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다른 기회마저 뿌리치고 ‘늑대’ 출연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날만 기다린 김옥빈 측이기에 서운함이 더 컸을 것이다.
물론 캐스팅은 제작진의 권한이고, 배우의 이미지, 연기력 등을 고심한 끝에 한지민과 은을 낙점했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다음 기회에’의 대답을 들은 김옥빈 측을 생각한다면 여주인공 자리의 최종 승자가 된 한지민과 은은 더욱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부담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이는 비단 한지민과 은뿐 아니라 캐스팅의 최종 티켓을 잡은 모든 연기자들이 가져야 하는 부담이자 의무일 것이다.
김은구 기자 kingk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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