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 김진태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당시로서는 가히 파격적이랄수 있는 이 한마디가 ‘클라크 게이블’의 인기를 절정으로 몰고 갔고 그는 멋진 남성으로 여성들의 가슴에 새겨졌다. 그에 맞서 요부의 전형을 잘 보여준 ‘비비안 리’의 당찬 연기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반세기가 지난지도 십수년이나 되었건만 아직도 물리지 않는 명화로 남은 것은 주연, 조연들의 명연기와 제작진들의 열성이 이루어놓은 좋은 작품이기 때문일게다. 영화나 연극이나 주연 배우들에게는 관심과 시선이 끌리기 마련이다. 조연들이 옆에서 간을 맞추면 영화나 연극의 맛이 훨씬 좋아지지만 조연들의 연기가 뛰어난 반면에 주연들의 연기가 어설프면 관중들은 입맛이 쓰다.
연극이나 영화를 떠나서라도 이 원칙은 항상 지켜지는게 보기에 좋다. 출판 기념회에서도 작가를 위한답시고 축사하는 분이 ‘하일라이트’를 모두 빼앗는 장황한 축사가 되면 참석한 모든 이들의 자리가 불편해진다. 결혼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두 분의 목사님이 오시는 결혼식이 허다하다. 신랑 신부가 같은 교회에 다니다 만난 사이가 아니라면 양쪽 교회 목사님이 오셔서 한 분은 주례를 맡고 다른 한 분은 중간에 기도를 맡아 주신다. 여기서도 주연과 조연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으니 조연 목사님은 조연에 맞게 하면된다. 그런데 가끔은 조연 목사님의 기도가 장황하게 길어지고 음성도 엄청 크게 되어 버리면 주례 목사님의 입장도 난처해지지만 듣고 있는 하객들의 입장도 편한 마음이 아니다.
많은 행사에서 보이듯 몇몇 조연들의 튀는 행동들은 전체 분위기를 흐린다. 본분을 망각하는 잠깐의 착각이 후회할 일을 만들고야 만다.
결혼식장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또하나의 어색함은 신랑신부와 들러리들의 구성이다. 신랑보다 한뼘은 더 큰 들러리, 신랑보다 훨씬 준수한 용모를 가진 들러리. 신부보다 훨씬 예쁜 들러리, 신부보다 엄청 미끈한 체격의 들러리. 이건 모두가 하객들의 수근거림을 야기하는, 예방할 수 있는 결정들이다. 형제나 자매가 들러리를 설경우라면 모를까 남에게 부탁해서 세우는 들러리라면 약간의 고려가 필요하다.
신부가 푸근한 체격의 소유자라면 수양버들처럼 하늘거리는 들러리는 피하는게 좋을테고 신부가 민주적으로 생긴 얼굴이라면 더욱 민주적인 들러리를 세워 차별화를 시도함도 괜찮겠다. 신부가 양귀비에게 코웃음을 칠 정도면 누굴 세워도 관계없겠지만 신부를 제외한 모든 들러리 아가씨들이 양귀비 군단이라면 문제는 많이 심각해진다. 게다가 들러리 아가씨가 무척 세련되어 하객앞에서 전혀 스스럼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는데 막상 신부가 어색하여 어쩔줄 몰라 한다면 자칫 코미디가 되어 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건 부모들이 미리 챙길일이기도 하다.
요즘 젊은이들이야 그런데 큰 신경 안쓰고 가까우면 누구에게나 부탁하겠지만 부모들은 그냥 내버려 둘 일이 아니다. 남의 결혼식에 와서 축하한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들러리들에게 관심두는 손님들이 많게 되면 별로 달가운 일이 아니다. 남들보다 덜 예쁘게 낳아 줬으면 조금 더 신경써주는게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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