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V’(1990)에서 바닥에 엎어진 록키 발보아. 실베스터 스탤론과 록키는 이 흥행불발탄과 함께 퇴물이 되고 말았다.
제작비 2,400만달러… 2007년 개봉
실베스터 스탤론과 동의어가 되다시피 한 ‘록키’의 제 6편 ‘록키 발보아’(Rocky Balboa)의 촬영이 지난 3일 라스베가스의 맨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시작됐다. 이날 촬영은 이 곳서 실제로 열렸던 버나드 합킨스 대 저메인 테일러의 미들급 타이틀 재경기의 군중 장면을 찍는 것이었다. 저렴한 제작비 2,400만달러와 38일간의 촬영기간이 소요될 영화는 2007년 대통령의 날 연휴에 개봉될 예정이다. 제작은 레볼루션 스튜디오와 MGM이 함께 한다.
59세인 스탤론이 지난 달 ‘록키’의 제6편을 직접 감독하고 주연도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스탤론이 ‘록키’ 시리즈 5편에 나오면서 상대방으로부터 머리를 너무 얻어맞아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냐고들 못 미더워했다. 그러나 스탤론이 쓴 각본을 읽고 영화화를 결심한 레볼루션 스튜디오의 조 로스 사장은 “단순히 ‘록키’의 이름을 등에 업은 속편 제작이 아니다”면서 “하면 된다는 글 내용이 제1편처럼 관객의 가슴에 와 닿고 또 불가능한 컴백을 위한 액션이 이런 감정적 면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종마’라는 별명이 붙은 ‘록키’가 처음 스크린에 등장한 것은 1976년. 필라델피아 남쪽 빈민지역에 사는 왼손잡이 날 건달이 불굴의 의지와 신념을 안고 강훈 끝에 헤비급 챔피언과 링에서 격돌하는 내용이 언더독을 응원하는 인간 심리에 크게 어필, 빅히트를 하면서 총 1억1,72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었다. ‘록키’는 또 오스카 작품상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었다. 이어 만들어진 속편들은 제4편까지는 흥행이 좋았으나 제5편(1990)은 불과 4,100만달러의 수입에 그쳤었다. 영화의 질도 제3편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록키 발보아’의 중심 플롯은 삶의 마지막 장을 빛내려는 록키가 약한 상대방만 골라 챔피언 방어전을 치른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딕슨과(안토니오 타버) 맞붙는 것. LA타임스가 각본 내용을 보도한 제6편은 딕슨의 타이틀 방어전으로 시작된다. 딕슨이 상대방을 캔버스 위에 눕히자 관중들은 박수 대신 야유와 얼음을 던지며 챔피언을 조롱하고 중계방송 해설자는 “또 하나의 실망스런 타이틀 방어였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은 록키가 아내 에이드리언의 무덤 앞에 앉아 있는 것으로 전환된다. 록키는 큰처남 폴리의 무덤 근처에 있는 아내의 무덤 앞에서 일어나면서 묘비에 키스를 하고 묘지를 떠난다(에이드리안 역의 탈리아 샤이어와 폴리 역의 버트 영은 회상장면에 나온다고).
록키의 아들 로버트 주니어(밀로 벤티밀리아)는 대회사 사원으로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하고 아내마저 사망해 록키는 고독하게 산다. 록키는 자기가 자란 필라델피아 남쪽에서 식당을 경영하는데 식당을 찾아오는 팬들에게 기념촬영을 해주며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한다. 록키의 동네도 세월이 흐르면서 크게 변해 아시안들이 이탈리안들을 밀고 들어와 산다. 그래서 록키는 한국인 행상으로부터 야채를 산다.
그런데 어느 날 ESPN이 서로 다른 시대의 위대한 선수들을 골라 대결시키는 시합을 컴퓨터로 재생해 방영하는 내용 중 록키와 현 챔피언인 딕슨이 격돌하는 부분을 딕슨 진영이 보고 이를 진짜로 성사시키기로 한다.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도 자기를 증명하겠다는 정열에 불타고 있는 록키는 자신의 인생의 3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아들과 주위의 극구 만류에도 불고하고 출전에 응한다. 그런데 권투위가 신체검사를 통과했는데도 록키의 나이를 이유로 들어 경기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서 록키의 강력한 항의를 받게 된다.
스탤론은 액션 배우로서의 한계를 느껴 코미디와 진지한 드라마에도 나와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의 최근작들인 ‘셰이드’ ‘드리븐’ 및 ‘카터를 잡아라’ 등도 모두 흥행 불발탄들. 스탤론이 ‘록키 발보아’ 주연 발표 직후 내년 봄에는 그의 또 다른 빅히트작인 ‘램보’ 시리즈 제4편 제작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것도 결국 자신은 역시 액션 스타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 한 것이었다. 과연 한물간 스탤론과 록키가 또 하나의 언더독의 영광을 누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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