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홍 권 (동부제일교회 목사)
산 중의 왕인 사자가 죽자 여러 짐승이 모여 새 왕을 뽑게 되었는데, 원숭이가 흉내도 잘 내고
나무에도 잘 오르며 꾀도 많다고 해서 왕으로 뽑았다. 그런데 원숭이는 권리를 탐하고 교만하
여 토색이 매우 심하였다.
참다 못하여 여우가 하루는 고기 한 덩어리를 덫 속에 넣고 원숭이를 찾아가 재배하며 말했다.
“신이 오다가 보니 고기 한 덩어리가 저기 있는 것을 보았사오니 대왕께서 거동하사 잡수시옵
소서”원숭이는 여우의 충성됨을 기뻐하여 많은 상과 상품을 하사한 후 고기 있는 곳으로 가서 앞발로 고기를 끌어내려 하다가 덫이 튕기면서 발목이 잡히게 되었다.그제서야 여우의 간계를 깨달은 원숭이가 여우를 꾸짖으니 여우는 웃으면서 말했다. “덫 놓은 것도 모르고 눈 앞의 작은 이익만을 탐하니, 너같은 놈이 왕이 다 무엇이냐?” 이렇게 말하고는 달아나 버렸다.
이는 윤치호의 <좌옹유저>에 나온 이야기다. 원숭이도 큰 문제이지만 원숭이를 왕으로 뽑은 짐승들에게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여우에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 우매한 무리들을 이용하여 지도자의 자리에 앉게 되고, 부패한 부와 권력 언저리에 독버섯처럼 서식하는 간사한 무리들이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 악으로 혼탁하여 숨막히는 난세(亂世)에 살면서 오염되지 않은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이리도 몹시 그리울 때가 또 있었을까 싶다.
곡선을 그릴 줄 모르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 하늘 같은 무심(無心)한 사람들이 영 없는 것은 아니련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내 자신이 세속에 더 많이 오염되어 있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그리워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혹 그리워하는 그 사
람이 ‘내’가 될 수는 없을까? 세속에 대한 그 많은 욕심들을 가져보았자 차라리 회한(悔恨) 외에 무엇이 남겨졌던가?
‘대학(大學)’에서 “죽고 사는 것은 천명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있다(死生在命, 當貴在天)”고 했다. 생사화복(生死禍福)은 모두 창조주에게 속한 것, 마음을 비우는 것(Incamation)만이 세상의 지극히 작은 한 모퉁이에서나마 청량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