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2005 광고모델 ‘빅4’ 장동건·권상우·김태희·다니엘 헤니
스타시스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긴밀한 사이인 광고계는 2005년에도 스타급 모델을 향한 ‘이유있는 편애’를 드러냈다.
출연작 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일본 CM종합연구소의 모델호감도 순위 같은 데이터는 국내에 없지만, 올해 각종 매체를 수놓은 광고들을 훑어보면 모델료, 출연빈도, 기여도 등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벌인 ‘별’을 손가락으로 추려보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2005년 광고모델계의 ‘4대 천왕’은 장동건, 권상우, 다니엘 헤니, 김태희 등이었다.
올해 공감과 감동이라는 양대 화두를 내포한 현실(생활) 밀착형 광고가 전방위로 힘을 떨치면서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선남선녀의 얼굴 및 매력에만 기댄 빅모델 중심의 CF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그럼에도 네 모델은 기존 CF퀸과 CF킹의 지형도에 제법 흥미로운 변화의 물결을 불어넣었다.
먼저 장동건은 2004년에도, 2003년에도, 또 그 전에도 정상급 빅모델이었지만 올해 CF모델로서 절정기를 구가했다. 2005년을 시작하자마자 삼성카드, 지오다노, 동서식품 등 유명브랜드의 간판 자리를 릴레이로 접수한 그는 지난달말 소속사가 코스닥 상장을 진행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명시했듯 올해 CF모델료로만 자그만치 55억원의 황금알을 캤다.
장동건은 현재 건설(포스코), 전자(삼성 케녹스), 의류(파크랜드와 지오다노), 식품(동서식품), 금융(삼성카드) 등 전부문의 제품군, 그것도 대부분 ‘넘버1’ 브랜드에 대표 얼굴로 나서고 있다.
장동건의 부상은 그동안 꾸준히 축적해온 톱클래스 배우의 무게감에서 비롯한 근거있는 현상이었다. 조각 같은 외모를 지녔되 국민적인 인지도와 ‘안티’없는 호감도를 겸비했다는 것은 신뢰도, 멋 등을 골고루 뿜어내고 싶은 브랜드 및 기업의 목표에 잘 부합했다.
장동건과 유사한 절대미남 계보에 속하지만 본업에서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둔 기존의 CF왕들이 장동건에게 지분을 속속 내주었다는 것도 2005년 광고계의 한 풍경이었다.
권상우와 김태희는 20~30대 구매력 높은 소비자를 겨냥하는 데 가장 탁월한 매력포를 쏜 ‘남과 여’다. 권상우는 순수(더페이스샵)와 옴므파탈(삼성 애니콜)의 극과 극 이미지를 가로지르는 변신력으로 천의 얼굴을 가진 CF왕자의 위력을 과시했다.
머리가 좋은 지성파 미인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LG싸이언 광고, 아이리버 광고 등에서 도발적이고 당차며 사랑스러운 신세대 여성의 이미지를 추가한 김태희는 2003년과 2004년 연속 CF여왕의 자리를 고수해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보인 또래의 미녀스타 전지현의 아성을 위협했다.
올해 최고의 인기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후폭풍을 제일 세게 이어받은 ‘혼혈스타’ 다니엘 헤니는 2005년 광고계의 신성 가운데 단연 선두주자로 부를 만하다.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만해도 이국적인 미지의 모델에 불과했던 그는 한국 남성한테는 없는 매력을 뿜어내는 ‘대안모델’로서 휴대폰(LG싸이언), 자동차(GM대우 젠트라), 의류(빈폴) 등 블루칩 광고를 대거 낚아채며 토종 빅모델들과 어깨를 맞댔다.
기네스 팰트로, 드류 배리모어 등 해외스타가 친근하게 광고계의 중심권에 진입하는 현상이 유난히 두드러진 2005년 광고계에서 다니엘 헤니는 ‘모델의 글로벌화’를 주도한 대표 얼굴이었다.
조재원 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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