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2세때 불치병으로 인해 어머니와 이별한 후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 왔다. 나의 어머니는 불치병으로 많은 고생을 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셨고 너무도 살고 싶어하셨기에 난치병치료 연구라는 그 하나만으로도 황우석 사건을 처음부터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10일 발표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발표문의 결과에 실망하고 어이없어 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인간의 난자를 돈을 주고 사고 판다는 것에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 연구로 인해 난치병치료가 가능해진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하루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낙태를 하는 시대이다. 이 연구를 통해 난치병 치료가 가능케 되어 절망과 어둠 속에 생활하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찾아올 기쁨과 행복을 난자를 팔고 사는 윤리적인 문제와 비교할 수 있을까. 나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지켜보았기에 환자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안다. 그들은 간절히 기도를 하고, 헌금을 내며 희망을 놓지 않고 살고 있다. 그런 난치병 환자들과 장애인들에게 황우석 교수의 연구소식은 연구한다는 자체로도 희소식이다.
이번 황우석 사태에서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중요한 사실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황교수 팀이 한 건 아니라는 점이다. 배반포기까지가 황 교수팀의 담당이고, 이후 배반포를 옮겨가 줄기세포 주를 확립하고 테라토마 시험을 하는 것은 미즈메디 병원의 담당이었다.
현재 모든 화살은 황 교수에게만 몰리지만 미즈메디 병원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본다. 모든 매체들이 황 교수를 ‘사기꾼’이라고 공격하지만 이대로 허탈해하고 주저 앉기엔 의문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황 교수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황 교수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논문을 ‘조작’했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하고 있지만 논문 조작이란 것 자체도 나는 의문이 가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황 교수는 그의 원천기술은 대한민국만의 독보적이고 유일한 기술이고 6개월 정도면 언제 어디서라도 기술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하고 있다. 6개월이 아니라 1년, 2년이 걸린다해도 그에게 원천기술을 재현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에 대한 비판과 단죄는 원천기술의 재현이 이루어진 다음에 해도 결코 늦지 않다. 원천기술 재현을 위해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사람들은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고 모든 것에 대한 공식적인 검찰의 조사도 진행될 것이다.
아무 문제없는 가정들에게는 황우석 뉴스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뉴스거리일 수 있다. 하지만 집안에 병든 사람이나 장애인이 있어 고통받는 가정들은 그렇지 않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발표로 황우석 이슈가 그냥 이대로 끝나지는 않는다고 본다. 아직 희망을 잃지 말자.
리처드 리/사이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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