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열(취재2부 차장대우)
불황의 골이 깊어가면서 한인 대형식품점들의 가격경쟁도 갈수록 전면전 양상을 띄고 있다.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내놓는 이들 업체들의 ‘판촉전‘을 보고 있으면 종종 할인 상품의 수나 가격이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가격경쟁은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겠지만 해당 업체들에게는 최소한의 마진을 맞추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문제는 또 있다. 대형 식품점들에게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 중소 납품업체들까지 직·간접으로 가격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장은 식품점들이 가격 할인에 따른 손실분을 떠안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가면 납품업체에 원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일부 납품업체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 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때론 가격할인 등 판촉전에 앞서 공급 원가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판매가 원활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요즘같은 불황에 재고라도 발생하면 곧바로 타격을 입게 된다”고 전했다.더 큰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격 경쟁으로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대형 식품유통 업체 한 곳에서 특정상품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 판매하게 되면 해당 상품을 유통하는 여러 중소 납품업체들에게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경쟁력이 없는 영세 납품업체들의 경우 자칫 ‘도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지도 모를 일이다.대형식품점에 농식품류을 납품하는 한 업체의 사장은 “식품점들이 가격경쟁을 확대하면서 납품하는 업체들 사이에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어느 업체에서 가격을 내리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라서 가격을 내리거나 아니면 아예 납품했던 물건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풀어보려는 업체들의 판촉 활동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납품업체들의 등골까지 휘게 하면서까지 벌이는 가격 경쟁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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