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보울 XL(40) 미디어데이의 스타는 피츠버그 스틸러스 러닝백 제롬 베티스였다.
수퍼보울 XL D-4 미디어데이
고향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지는 수퍼보울에서 뛰게 된 피츠버그 스틸러스 러닝백 제롬 베티스. 그는 수퍼보울 XL(40) 미디어데이인 31일 포드필드로 몰려든 취재진으로부터 수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약 한 시간에 걸쳐 상대 시애틀 시혹스에 대한 질문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작전에 대한 질문도 하나, 동료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에 대한 질문도 하나, 동료 러닝백 윌리 파커에 대한 질문도 단 하나밖에 없었다.
풋볼과는 상관도 없는 질문들만 많았다. 베티스의 취미인 볼링에 대해서는 10명이 번갈아 가며 물어봤고, “경기 결과에 따라 은퇴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게 아니냐”, “팀메이트들이 베티스의 모교인 노터데임 유니폼을 입고 디트로이트에 도착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 개인적인 질문이 거의 전무였다. 하다 못해 “디트로이트에서 자랐으니 가장 좋은 누드바를 추천해달라”는 질문까지 나왔다. 그 질문은 “내가 여기 살 때는 그런데 다닐 나이가 아니었다”며 웃어 넘겼다.
반면 시혹스의 MVP 러닝백 숀 알렉산더는 이날 풋볼관련 질문이 거의 전부였다. 특히 7번째 질문은 베티스에 관한 것이어서 대조를 이뤘다.
알렉산더는 베티스에 대해 “NFL에서 13년씩이나 버틴 대선배를 존경할 수밖에 없다”며 “NFL 역사에 남을 선수와 수퍼보울에서 맞붙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베티스만 너무 스팟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인가. 베티스는 이에 대해 “그렇지도 않다. 여긴 내 고향이고 스토리가 너무 좋지 않은가. 내게 포커스가 맞춰져 동료들이 프레셔를 덜 느낀다면 잘된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인터뷰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도중 늦게 나타난 한 기자가 “제롬, 디트로이트 출신이란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어봐 웃음을 자아낸 것. 그 때 베티스만 아주 시리어스한 표정으로 “예스!”라고 대답해 더욱 웃겼다.
미디어데이는 경기에 집중해야하는 선수들에게는 귀찮은 의무행사다. 하지만 은퇴를 눈앞에 두고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룬 베티스는 그저 즐겁기만 하다. “나는 그저 즐기고 있다. 이 기회를 얼마나 오래 동안 기다렸는데 귀찮다니 말이 되나. 아직 철이 덜 든 어린 선수들은 불평할 지 몰라도 나는 축복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베티스는 13년을 기다렸기에, 수퍼보울에 단 한번도 못 가보고 은퇴할 줄 알았기에 이 기회가 귀중한 줄 아는 것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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