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수퍼보울 제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 섰다. 전국이 온통 수퍼보울 열기로 떠들썩한 가운데 승부를 점치는 분석기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40회 롬바르디 트로피의 주인은 누가될까? 설전이 거듭되고지만 다시한번 수퍼보울을 점쳐보면, 전문가들은 4점차 이상 피츠버그 스틸러즈가 시애틀 시혹스를 누르고 롬바르디 트로피를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4강전(챔피언쉽) 만 놓고 보면 시애틀도 만만치 않다.
양팀의 전력을 장기판이라고 한다면 시혹스는 ‘차’가 우세한 팀이다. 션 알렉산더(런닝백)라고 하는 강력한 ‘차’공격을 보유하고있다. 알렉산더는 챔피언 쉽 경기에서 무려 132야드나 내달렸다. 피츠버그의 베티즈와 파커 2명이 합친 74야드 보다도 무려 2배나 더 내달렸다. ‘차’공격에서는 시애틀을 당할 도리가 없다. 션 알렉산더에 비한다면 피츠버그의 런닝백들은 ‘말(마)’에도 못 미친다. 물론 피츠버그는 션 알렉산더라는 존재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흔히 ‘차’를 앞세운 장기판에선 ‘차’떼고 나면 둘게 없기 때문이다. 한번 길이 뚫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차’공격이지만 또한 ‘차’공격만큼 단조로운 것도 없다. 알렉산더를 묶어두는 것 쯤이야 덴버, 인디애나전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스틸러즈는 자칫 알렉산더의 기를 살려줄 수 있는 초반의 실수, 빅 플레이만 조심하면 수퍼보울에서의 ‘차잡기’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션 알렉산더를 제외한다면 시혹스의 포(쿼터백), 말(타잇엔드, 리시버)등은 덴버, 인디애나전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스틸러즈 디펜스로서는 휴가나 다름없다.
문제는 시혹스에 대비한 전략이 아니라 스틸러즈 자체 내의 캐미스트리라고 볼 수 있다.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보여주었 듯 스틸러즈는 결코 단조로운 팀이 아니다. 특출한 차(런닝백)도 없거니와 포(쿼터백)도 폭발적이지 못하다. 피츠버그는 팀웍으로 뭉친 팀이다. 모든 포지션이 기계처럼 유기적으로 뭉쳐서 콜츠를 박살냈고, 덴버도 꺾었다. 그러나 팀웍으로 뭉친 팀일수록 나사 하나만 잘못되도 굴러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것이 아니다. 디펜시브라인 중 한명만 구멍이 뚫려도 션 알렉산더의 기를 살려줄 수 있고, 쿼터백 벤 로스리스버그의 콘디션에 따라 오펜스가 무참히 무너질 수 있다. 스틸러즈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만사가 순항이었다. 그러나 시련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닥칠 수 있다.
시혹스가 피츠버그를 꺾기 위해서는 스틸러즈의 유기적인 기능을 분쇄할 작전이 필요하다. 쿼터백을 잡든지, 런닝백을 잡든지 양단간에 선택해야한다. 시혹스의 홈그린 감독은 팬서즈 전에서 런닝공격을 철저히 차단한 것이 승인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스틸러즈는 런닝공격에 크게 의존하고있는 팀이 아니다. 팬서즈와는 다르다. 런닝공격을 막아도 숏야드 공격의 명수 벤 로스리스버그가 있다. 숏 패스 작전은 과거 조 몬타나가 그랬듯 쉽게 방어할 수있는 공격전술이 아니다. 블릿치로 쿼터백을 압박하는 작전 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종종 디펜스가 풀려 빅플레이를 허용하는 취약점이 있다. 마이크 홈그린은 팬서즈 전과는 달리 어쩔수 없이 블릿치를 자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퍼보울은 피츠버그 공격라인이 쿼터백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혹스는 설혹 블릿치가 실패할 경우, 리그 랭킹 2위 오펜스라고 하는 다른 발톱이 있다. 피츠버그의 숏패스를 풀어준다해도 대량점수를 막을 경우 오펜스로 승리를 낚을 수 있다. 시혹스가 초반 맹공으로 여유있게 리드를 따낼 경우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차’공격은 단조롭지만 가장 확실한 무기이다. 시혹스는 챔피온쉽에서 보여줬 듯 그렇게 호락호락 무너질 팀이 결코 아니다. 명장 홈그린과 알렉산더 콤비가 어떤 일을 낼지는 두고봐야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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