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 팀이 진다(?)
수퍼보울 D-1. 격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섰다. 수퍼보울은 지난 4년간 언더독(열세팀)이 2차례 우승했다. 전문가들이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한 팀들이라고 다 이긴 건 아니다. 4년전 램즈가 패이트리엇츠에 당했고, 3년전 레이더스가 한수 아래로 평가되던 탬파베이에 당했다. 당시 레이더스는 주전 노스태클 한 명이 약 먹고 불참하는 바람에 전력차질로 예상외 패배를 안고 말았다. 램즈의 경우도 신참내기 톰 브래디를 얕보다가 큰 코 다친 경우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보여줄 것 다 보여준 팀(강팀)이라고 꼭 수퍼보울에서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팀에 알려지지 않은, 비장의 무기가 승부의 변수가 되어 왔다.
올 수퍼보울 40회는 피츠버그 스틸러즈가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준 팀이다. 디펜스가 좋고, 벤 로스리스버그를 앞세운 공격도 매섭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러나 시애틀은…? 어딘가 모호한 팀이다. 약체로 평가되는 레드스킨즈와 팬서즈를 물리치고 올라온 팀이라는 것 밖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스틸러즈가 3경기를 펼친 반면, 시혹스는 2차례밖에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나마 1차전은 션 알렉산더가 부상, 정상적인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혹스가 진면목을 보여준 경기는 팬서즈 전 한 경기 뿐이다. 시혹스는 아직 모호한 팀이다. 물론 그렇다고 시애틀이 이길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른다는 것이다.
우승 후보가 플레이오프나 결승전에서 상대팀을 모르고 당한 경우는 NFL 사상 여러번 있었다. 88년 49ers는 정규시즌 14승2패를 기록, 우승후보로 지목되고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토니 카터(와이드 리시버, 혼자서 250야드를 잡아냈음)라는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바이킹즈에 의외의 패배를 안은 적이 있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14승2패의 인디애나 콜츠가 피츠버그의 전력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예상외의 패배를 안았다.
시애틀은 올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레드스킨즈에 고전했고, 챔피온 쉽에서도 팬서즈가 연속 턴오버 등 자멸에 가까운 경기를 펼쳐 전력 분석이 애매하다. 수퍼보울에서 다른 무기라고 감추고 있는 것일까…?
수퍼보울에서 의외의 인물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시혹스 쿼터백 맷 허슬벡을 들 수 있다. 허슬벡은 스타 런닝백 션 알렉산더의 그늘에 가려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올시즌 3,450야드를 던져 쿼터백 평가점수 98.2(리그 4위)를 받았다. 션 알렉산더라고 하는 발군의 런닝백을 보유하고도 3천야드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활약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박빙의 경기가 이어질 경우 스페셜팀이나 감독들의 머리싸움도 볼만하다. 작전싸움에선 49ers의 웨스트 코스트 오펜스를 이끌던 마이크 홈그린 vs 쿼터백 저격용 블릿치의 창시자 르보의 대결로 압축된다. 상극이 만나는 싸움이어서 더욱 볼만하다.
스페셜 팀에 있어서는 시혹스의 경우 장거리 킥의 명수 자쉬 브라운(킥커)이 있고, 스틸러즈에는 올시즌 40야드 선에서는 실축이라곤 없었던 키커 제프 리드가 버티고 있다. 펀트리턴에선 정규시즌 2차례 홈런을 날린 스틸러즈가 다소 우세하지만 전반적인 스페셜팀 비교는 백중세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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