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한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신문에 난 한식 메뉴 광고를 보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30분 정도 거리라 멋진 저녁식사를 기대하며 찾아갔다.
식당안은 깨끗하고 스시 바도 갖추었고 아늑하였다. 그런데 우리 부부를 맞은 여주인은 자리에 안내도 안하고 “스시를 할거냐, 구이를 할거냐”고 물었다.
구이를 먹겠다고 했더니 자기를 따라 오라며 앞장을 선다. 이리구불 저리구불 해서 뒷편 어느 방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거기엔 아무 장식도 없고 탁자 몇개만 놓인 것이 썰렁했다. 한식은 냄새가 나서 따로 마련한 곳이란다. 난방과 환기시설도 없었고 먼저 손님이 먹고 난 테이블도 치우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고기 2인분과 소주 한 병을 시키니 밑 반찬 몇 가지와 밥 한공기, 미소 수프 한공기를 갖다주고는 우리가 식사를 끝날 때까지 아무도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따뜻한 물 한 잔 달라고 한 것도 결국 얻어 마시지 못했다.
기다리다 못해 화가 난 우리가 앞 식당으로 가보니 여주인은 백인 손님들 두세 팀을 서브하느라 바쁜 듯했다. 계산서를 달라고 하니 그냥 “50달러 주세요”하면서 “바빠서 못 들어가봐서 미안해요”한다.
한식이 냄새가 나서 곤란하면 그냥 스시집만 하던가 한식을 같이 하려면 제대로 난방, 환기 시설 갖추고 손님을 맞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 아닌가. 똑같은 손님인데 한식 찾는 한인들은 이렇게 푸대접하다니 두고두고 불쾌했다.
그 식당이 주류사회를 겨냥한 광고를 우편으로 받아보니 스시 값은 한국음식 보다 저렴하고 다양했다. 스시 좋아하는 내가 그 식당에 가서 스시를 주문했다면 사람대접을 받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민다.
박보일/크레스트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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