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오랫 만에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해서 치즈버거 두개를 사 들고 집으로 왔다.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꺼내 주는데 맥도널드 봉투에 눈길이 갔다. 봉투에 그려진 스케이트 타는 사람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안톤 오노라고 써 있다. 아마도 동계 올림픽 때문인가 보다. 하필이면 왜 이 사람이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이들에게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과 이 사람의 악연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지난 주말 새벽녘에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었다. 인터넷으로 위성 중계하는 한국 대 일본의 야구 경기 소리였다. 남편이 그 새벽에 컴퓨터로 나오는 손바닥만한 화면으로 야구중계를 보고 있었다. 나도 덩달아 졸린 눈을 비비며 거의 끝나 가는 야구 중계에 끼어들었다. 어, 박찬호 선수가 보인다. 남편의 설명을 들으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경기를 하는데 지금은 아시아권 A조 예선전이란다.
본선의 첫 경기를 B조의 1위와 하게 된다는데 신문에서 보니 이변이 없는 한 B 조 1위는 미국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그러면 한국과 미국이 첫 경기에서 겨루게 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이 야구 경기를 하면 누구를 응원할 것인가. 저녁을 먹다가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한국과 미국이 야구경기를 하면 어느 쪽을 응원할래?” “둘 다 응원하지요.” “잘 하는 편이 이기겠지요.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니까요.” 하긴 안톤 오노가 승부에 대한 집착보다 스포츠 정신을 먼저 따랐더라면 그런 악연을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래도 난, 우리 나라 한국을 응원할 것이다. 우리 편 이겨라.
김수희 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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