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달리는 거리는. 정답은 90피트로 돼 있다. 왜 90피트인가. 야구의 베이스간의 거리가 90피트니까.
누군가의 표현대로 하늘에서 보면 동네마다 흩뿌려진 듯 들어서 있는 게 야구장이다. 주말이면 꼬마들이 나와 다이아몬드를 누빈다. 부모들은 응원하며 주변에서 바비큐를 굽는다.
긴 겨울이 끝나고 봄바람과 함께 시작되는 게 야구다. 할아버지 때도, 아버지 때도 그랬다. 야구는 그러므로 미국인에게는 중산층의 피크닉이고 국민적 스포츠다.
같은 야구인데 라틴 아메리카인들에게는 그 개념이 다르다. 물론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일종의 계급 이동의 수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번 미국의 메이저리그 선수로 발탁되는 날이면 그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다. 때문에 야구에 인생을 건 청소년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중남미 국가에 산재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야구 아카데미에 학생들이 넘쳐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라는 것이다.
일본 야구를 알려면 고시엔 고교야구대회를 보아야 한다. 한 야구 전문가의 얘기다. 일본 전역에는 4,200여개의 고교 야구팀이 있다. 이 팀들이 100대1에 가까운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고시엔의 흙을 밟는다.
때문에 고시엔의 흙을 밟았다는 것, 그 자체가 가문의 영광으로 여길 정도라고 한다. 이 고시엔 대회란 게 그렇다. 시합에 지면 할복자살이라도 할 것 같은 비장감이 흐른다. 물론 이기면 그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응원단과 하나가 돼 눈물을 흘리지만.
이 고시엔 출신들이 대부분 프로야구 선수가 된다. 때문에 일본 야구하면, 비장함, 열정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그리고 한 걸음 더나가 ‘혼(魂)의 야구’로도 불린다.
지난 1년 동안 야구를 해본 경험은.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의 학생이 ‘예스’로 대답을 했다는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한국이다.
한국 야구가 일본을 눌렀다. 멕시코를 격파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그 답은 달리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애국심’이라는 단어 외에는.
특히 해외파들의 경우에서 더 그런 걸 발견할 수 있다.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이 병역을 필했으므로 병역면제 혜택도 동기 부여가 안 된다. 그런데도 이들은 국가의 명예 하나를 바라보며 선전을 거듭했다.
특히 돋보인 존재가 박찬호다. 팀 승리를 위해 어떤 포지션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성숙이 느껴진다. 해외파가 보여준 애국심, 그건 달리 보면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 보내는 마음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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