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최희섭 홈런포 작렬
투수진 환상 계투… 7-3 완승
‘이게 꿈이냐 생시냐.’
한국야구가 ‘대형사고’를 냈다. ‘미국의여흥(Pastime)’ 야구에서 메이저리그 정예멤버들이 포진한 미국을 적지에서 완파했다. 번트와 도루같은 ‘스몰볼’로 한푼 두푼 점수를 끌어 모아 이긴 것도 아니라 대포 2방을 쏘아 올리며 파워 대 파워로 맞서 거둔 승리였다. 또 코칭스탭의 두뇌싸움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다윗’ 한국은 힘과 머리로 ‘골리앗’ 미국을 KO시켰다.
13일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2차전에서 한국은 세상을 경악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다. ‘무적함대’로 여겨졌던 미국을 7-3으로 완파한 것. 한국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눈부신 계투자전은 이날도 선발 손민한(3이닝 1실점)부터 시작, 전병두, 김병현, 구대성, 정태현, 오승환이 이어던지며 미국의 ‘메이저리그 올스타’ 라인업을 완벽하게 압도했고 그동안 조용하던 타선은 미국의 막강 마운드를 홈런 2방 포함, 장단 10안타로 두들겼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4게임 연속이자 이 대회 5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으며 한인 최초의 빅리그 타자 최희섭은 대타로 나서 결정적으로 승기를 잡는 3점홈런을 뿜어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라운드 1조에서 2승으로 단독선두로 나서며 세계 4강 신화를 눈앞에 뒀다. 15일 오후 7시(LA시간) 벌어진 2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에 질 경우 3팀이 2승1패로 동률이 되는 시나리오가 남아있기는 하나 4강 진출은 거의 손안에 들어왔다. 14일 경기에서 멕시코가 일본을 꺾어준다면 그대로 4강 확정이다.
현재 욱일승천하는 기세의 한국은 이제 목표를 4강에서 그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1회초 큰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나서는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피니시라인까지 앞서간 완승이었다. 선발 손민한(롯데)은 다소 긴장했는지 1회초 시작과 함께 곧바로 큰 위기에 몰렸다. 1번 버넌 웰스에 포볼, 데릭 지터에 좌전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손민한은 그러나 켄 그리피 주니어를 센터플라이로 잡은 데 ?억달러의 사나이’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칩퍼 존스에 포볼을 내줘 만루를 만든 손민한은 제이슨 배리텍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초반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을 실점없이 넘겼다.
큰 위기를 넘긴 한국은 1회말 극도의 제구력 난조를 보인 미국선발 단트렐 윌리스를 상대로 2점을 선취하며 ‘한 번 붙어보자’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2사후 이승엽이 윌리스의 초구 몸쪽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대형 솔로아치를 그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김태균의 포볼에 이어 송지만과 이범호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또 한 점을 보태 2-0으로 달아났다. 미국은 3회초 2사후 그리피가 솔로홈런을 뽑아내 2-1로 따라왔으나 한국은 곧바로 3회말 반격에서 사사구 2개와 보내기번트, 그리고 내야땅볼로 알뜰하게 점수를 따내 3-1로 달아났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은 4회말. 2사후 김민재가 좌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루타를 치고 나가자 미국벤치는 다음타자 이승엽을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하지만 한국에겐 최희섭이라는 히든카드가 있었다. 대타로 나선 최희섭은 상대투수 댄 윌러의 3구를 힘차게 끌어당겨 라이트 파울볼 안쪽으로 떨어지는 스리런홈런을 뿜어냈고 한국은 승리를 향해 크루즈 컨트롤 모드로 진입했다. 미국은 7-1로 뒤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3안타로 2점을 따라왔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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