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스포츠 행사가 마치 세상의 전부인양 온 한인사회가 떠들썩하였다. 한인 모두가 일승에 희희낙락하였고 일패에 세상이 끝난 듯 풀이 죽어버리는 모습에 빠지곤 하였다. 마치 “태초에 월드컵이 있었으니… 하는 듯하다.
도대체 스포츠가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이렇게 흥분하는 것일까? 아이러니컬하게 4년 전 한국 축구가 세계 4강 진출한 비슷한 시기에 상영된 ‘검투사’란 영화가 스포츠란 무엇이고 스포츠와 정치의 함수관계를 잘 설명해 주었다. 또한 월드컵과 거의 동시에 있었던 풀뿌리 정치,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에서 보인 민중의 무관심과 월드컵에 대한 흥분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고 있다.
민중들이 정치에 관심을 못 갖도록 하려는 속셈으로 로마제국의 소수 권력층은 강탈하여 온 빵의 일정량을 로마 시민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고할 줄 아는 인간들을 어떻게 빵만으로 침묵시킬 수 있겠는가, 관심을 정치 이외로 돌리게 하려면 빵과 더불어 오락도 제공하자’고 결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등장한 오락이 검투였으며 이것이 오늘날 스포츠로 이어진 것이다. 정치에서 게토 아이들(Ghetto Idle)이라고 불리는 정책이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오늘날 아메리칸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들에게 취하고 있는 정책이 바로 게토 아이들 정책이다. 사회현상을 이해하려 시도하는 인디언이나 알래스카 원주민에게는 국가에서 제공되던 보조금이 일시에 끊기게 된다.
한편 술과 마약에 찌들어 자신의 목소리, 이 땅은 우리 선조들의 땅이라는 목소리를 낼 능력이 없는 원주민들에게는 술과 마약을 구입할 수 있는 국가 보조금이 끊임없이 제공된다. 정치에 무관심한 술주정뱅이에게는 보조금이 계속 지급되며 정치에 관심을 보이는 똑똑한 원주민들에게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아메리칸 인디언이나 알래스카 원주민들을 찾기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이들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는가. 지난 월드컵 4강의 희열 속에 우리들은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철도, 개스, 전기 등 공기업의 민영화, 그리고 대우자동차, 하이닉스 등 알토란 같은 우수 기업들을 제대로 된 논의 한번 못해 보고 외국 자본의 손에 헐값으로 넘기고 말았다. 그리고 3년 전 론스타에 거저 주다시피 한 외환은행이 4년이 채 안된 오늘날 세금 한푼 징수할 수 없는 국부유출로 이어지게 되었다.
현실이 이와 같이 진행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계속하여 야구 월드컵과 축구 월드컵에 흥분만 할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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