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공예가>
남편이 이 여행을 처음 제안 했을때 남편의 설명을 반도 듣지 않고 이렇게 말했었다. 난 안가요 !
11박 12일동안 캘리포니아 - 오레곤 - 아이다호 - 몬타나 - 와이오밍 - 유타 - 네바다 그리고 다시 캘리포니아까지 이렇게 7개주를 돌면서 유명하다는 폭포, 호수, 그리고 산, 특히 미국 최초 아니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라는 엘로스톤을 돌아보고 오는 내게는 상상만으로도 엄청난 여행이었다. 하지만 결국, 걱정쟁이 엄마도 포함한 모든 식구들이 여행준비를 시작하였고, 7월의 마지막주에 우리 가족은 집을 출발하였다.
5 번 고속도로로 올라가는데 바깥의 온도가 장난이 아니게 덥다. 잠깐 차를 세워 쉬려해도 훅~하고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다시 차로 뛰어 들어오게 한다 . 새삼 우리가 사는 동네가 얼마나 여름에 시원한지를 절감하는 순간이였다. 덥다, 더워 하면서 캘리포니아를 거의 벗어나려 하는데, 눈 덮인 큰 산이 눈 앞에 나타났다. 지도를 찾아보니 Mt. Shasta 라고 적혀 있다. 세상에 저 산은 얼마나 높길래 이 더운 여름에 저렇게 눈이 녹지도 않고 있을까 . 그 큰 산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여행길에 들어 섰음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
엘로스톤까지 가는 길 중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를 꼽는 다면, 오레곤에서 보았던 Crater Lake 와 오레곤에서 아이다호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그 끝도 옆도 없던 길 , 그리고 뜻밖에 만난 예쁜 도시인 Twin falls 이다.
Crater Lake 는 백두산 천지보다 4배 정도 크다고 하는데, 물빛이 어찌나 파란지 마치 파란 물감을 일부러 풀어 놓은 것 같았다 . 주변에 뛰어 노는 다람쥐와 아직 곳곳에 녹지 않고 남아 있는 잔설이 눈길을 잡는다.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중 여기서 찍은 사진이 제일 예쁘다 .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여 열심히 달리면 하룻길이면 Crater Lake 근처마을에 여장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이곳을 못 와 본 분들께 꼭 한번 가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다시 하룻밤을 오레곤의 벤드라는 마을에서 묵고 아이다호로 아침 8 시쯤 출발을 했다. 그리고 1시쯤에 점심을 먹을 때 까지 5 시간을 거의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달렸다. 거리를 계산해 보면 서울에서 부산거리는 족히 될 것같은데 어쩌면 그렇게 옆에도 앞에도 아무것도 없는지 , 미국에 살면서 이렇게 노는 땅좀 우리나라에 가져다가 붙였으면 하고 생각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5시간 내내 그 생각을 하게 했다. 톨스토이의 단편중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에서 바흠은 더 많은 땅을 얻기위해 하루 종일 걷다가 결국 너무 욕심을 부려 채 두평도 안 되는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미국의 넓은 땅만 보면 우리나라에 가져다 붙이고 싶은 욕심이 나니 , 내 안에 바흠이 들어 있나 생각해 본다 .
엘로스톤으로 가는 길 두번째 이야기는 다음주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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