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공인회계사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이다. 8월 15일은 한국의 광복절이다. 이 날들은 식민지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해방일이다. 그리고 4월 26일은 소위 ‘세금 해방의 날(Tax Freedom Day)’이다. 국민들이 세금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찾은 날이다. 이 날짜는 처음 플로리다의 Dallas Hostetler라는 사업가가 창안했던 개념인데, Tax Foundation 이라는 워싱턴의 비영리단체가 이를 원용, 매년 발표하고 있다.
미국 인구 전체의 소득과 미국 전체의 세금을 감안하여 계산해보면, 금년은 116일째 되는 날(4월 26일)이 세금 해방일이 된다고 한다.
1월 1일부터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4월 25일까지 번 돈은 전부 세금으로 나가고 만다. 4월 26일부터 버는 것이 진짜 내 돈이 된다는 뜻이다.
9시에 출근해서 10시 41분까지는 순전히 연방 세금을 내기 위해서 일을 한다. 전체 국민들이 처음 1시간 41분 동안 번 금액과 연방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이 같다는 뜻이다. 또 주 정부와 로컬 세금을 내기 위해서 51분 더 일을 하여야 한다. 결국, 9시부터 11시 31분까지는 순전히 세금을 내기 위해서 일한다고 볼 수 있다. 오전 11시 31분까지 일해서 번 돈으로는 옷이나 반찬도 살 수 없고 아이들 학원비로도 쓸 수 없다. 전부 정부에서 세금으로 거둬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것을 날짜로 환산하면 연방 세금을 내기 위해서는 처음 77일이 필요하고, 주 정부 세금을 위해서는 추가로 37일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 정부별로 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물론 각 지역별 세금 해방일도 다르다. 뉴욕이 5월 9일, 뉴저지가 5월 6일, 그리고 커네티컷이 5월 12일이다. 뉴욕 주변 3개 주의 세금 해방일이 전국적으로는 나란히 1-2-3등으로 늦다. 그만큼 이 지역의 주민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금년도 세금 해방일은 작년보다 3일, 2004년보다는 10일이나 늦어졌다. 그만큼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세금을 내기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일을 더 하니 결국 세금도 더 늘어나는 판국이다.
IRS에서는 감사 인력을 더 늘렸다는 말만 들리고, 조세개혁이 결국 부자들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가고 말았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우리 서민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기쁜 소식들을 찾아볼 수 없다. 온통 우울한 소식들뿐인 세상.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고 살다가는 헛살았다는 말 나올 법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믿었던 정부에게 당하고, 기댔던 거래처에게 당하는 세상이다. 이럴 때 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똑똑하게 살아야 한다. 지금의 시대가 우리에게 그것을 요구한다. 당신의 시계가 아직 11:31am 이전에 있는가? 그렇다면 소득을 높여서, 해방 시간을 앞당기자. 당신의 시계가 이미 11:31am을 지나갔는가? 그렇더라도 소득을 높이자. 이제부터 버는 것은 전부 내 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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