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의 간판스타 엘튼 브랜드.
클리퍼스를 플레이오프 팀으로 끌어올린 마이크 던리비 감독.
“믿어야 하나, 믿으면 바보인가.”
LA 클리퍼스의 ‘신데렐라 시즌’이 끝났다. LA 레이커스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며 장장 30년만에 처음으로 NBA 플레이오프 2회전까지 오른 구단 사상 최고의 시즌이었다.
실망만 안겨주던 클리퍼스가 과연 ‘만년꼴찌’의 탈을 완전히 벗은 것일까.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예의 전당 회원인 TNT 농구 해설가 찰스 바클리는 22일 이에 대해 “25∼30년만에 한 번 ‘반짝’ 했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마침내 우등생 대열에 오른 게 아니라 아직 거기까지 반도 못 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게 클리퍼스는 신용이 ‘빵점’이다. 2000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드 기사에서 이미 ‘사상 최악의 프로 구단’으로 찍힌 팀인데 억울할 것도 없다. 구단주가 수십년간 뿌린 대로 거둬들이는 것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클리퍼스가 이번에 사상 최고의 시즌을 마친 것만은 사실이다. 클리퍼스는 1984년 LA로 온 후 34% 승률을 맴돌던 꼴찌전문으로 올 시즌 기록한 47승35패는 36년 구단 역사상 역대 랭킹 2위에 해당되는 전적이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도 LA로 온 이후로는 단 4번째다.
클리퍼스가 달라지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3년 여름이다. 엘진 베일러 단장이 신인 드래프트 전체 6번 지명권으로 센트럴 미시건에서 나온 무명센터 크리스 케이먼을 뽑은 후 프리에이전트가 된 엘튼 브랜드와 코리 머게티를 각각 8,200만달러와 4,500만달러 재계약으로 묶어 발판이 마련됐다.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가 갑자기 돈주머니를 풀기 시작한 클리퍼스는 바로 그 다음해 레이커스에서 프리에이전트로 풀린 코비 브라이언트에게도 1억달러 오퍼를 내밀며 농구계를 놀라게 했다.
브라이언트는 결국 안 왔지만 클리퍼스는 지난 오프시즌 4,200만달러를 투자, 컷티노 모블리를 영입했다. 그리고는 트레이드를 단행, 베테랑 가드 샘 카셀을 데려오며 플레이오프 팀을 완성했다.
클리퍼스가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한번 놀린 것에 불과하니 너무 흥분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많다. 돌이켜 보면 클리퍼스는 월급을 받고 뛰는 스타 플레이어(론 하퍼)가 “감옥에서 풀려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손꼽아 기다리던 팀이다. 클리퍼스는 그밖에도 89년 종합 2번 지명권으로 뽑은 대니 페리가 이탈리아 구단과 대신 계약을 하고, 85년 전체 3번으로 지명한 센터 베노잇 벤자민은 왼쪽 신발만 두 짝을 들고 나타나 경기에 못 나간 적도 있는 등 망신살 뻗치는 스토리가 셀 수 없이 많은 팀이다.
그러나 클리퍼스는 최근 스털링 구단주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 NBA에서 적자가 아닌 팀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며 “돈은 충분히 있다”고 말해 희망을 준다.
그래도 바클리는 “클리퍼스는 브랜드와 케이먼 등이 있어 앞으로도 1∼2년은 잘 할 것 같다. 하지만 예전처럼 돈만 아끼느라 잘 하는 선수들을 붙잡지 않으면 예전의 싸구려 클리퍼스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꼬집었다.
클리퍼스는 일단 카셀과의 재계약이 가장 큰 딜레마다. 카셀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때려 줄 능력이 있는 반면 ‘스마트 플레이어’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팀 플레이어’도 아니어서 ‘샘 아이 엠’(Sam I am)이라는 별명도 있다. 게다가 오는 11월 37세가 되는데 2년간 1,500만달러는 줘야할 것으로 보이는 문제가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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