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기 유학생 둔 동포 가정 고충
인척 자녀나 하숙생 맡았다 곤욕치러
시카고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한국에서 영어연수를 하러 온 초등학교 3학년 조카를‘모시느라’정신이 없다. 한국에 사는 여동생의 딸로 한국의 영어 열풍에 힘입어 본토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싶은 부모 마음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모 없이 혼자 이모 집에 와있다. 김씨에 따르면“처음 도착해서 며칠은 울기만 해 난감했다”며“지금은 조금 미국에 적응된 것 같아 다행이지만 밤에 혼자 소리없이 울 때면 남편한테도 미안했지만 서울에 있는 동생도 원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미국은 거의 부부가 일해 따로 돌봐주기가 힘들어 처음 한국에 사는 동생이 연락 왔을 때 보내지 말라고 했지만 동생이 간곡히 부탁해 할 수 없이 조카를 맡게 됐는데 지금은 후회스럽다”고 난처해 했다.
“동생은 조카가 영어를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배우기 시작해 곧 잘할 것이라고 했고, 무엇보다 성격이 활달해 누구와도 잘 어울릴 것이라고 했는데 막상 만나보니까 외딴 곳에 부모와 떨어져 있어 그런지 늘 기운없이 집에만 있으려고 해 지금은 다시 한국으로 보내려고 동생과 얘기중에 있다”는 김씨는“음식도 조카가 좋아하는 것으로 주로 장만하고,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쉬지도 못하며 시카고 주변의 박물관과 공원, 영화관을 데리고 다니지만 조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때아닌 조카로 인한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씨는“자식이 걸린 문제라 아무리 동생이지만 말하기가 껄끄럽다”고 전하고“영어가 뭔지 어린 나이에 벌써 부모와 떨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곧 기회를 봐서 조카를 한국으로 보내는 것이 우리 부부에게도 좋고, 조카 자신에게도 좋을 것 같다”며 고국의 교육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조기 유학생과 같이 살고 있는 시카고 서버브에 사는 전업 주부 박씨는“살림에 도움이 될까 하고 한국에 사는 친구에게 부탁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기 유학생을 하숙하고 있는데 비록 계약기간은 없지만 1년이 되면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할 참”이라며 조기 유학생을 맡은 것을 후회했다. 박씨는“대부분 조기유학생들을 한국에서 먹고 살만하고, 또한 자기가 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애들이 버릇이 없는 편”이라고 꼬집는다.
그는“주말이면 부부중에 한명은 운전사 대기조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또 저녁에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주말에 샤핑을 가면 늘 라이드를 해 주어야 하고, 반찬이 조금만 자기 마음에 안들면 한국에 전화를 해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때도 적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박씨는“주변에 나 같이 생활에 도움이 될까 하고 조기유학생 하숙을 부탁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극구 말리고 있는 중”이라면서“차라리 어려워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 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명환 기자> 6/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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