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마법’도 경기 종료 직전 허용한 페널티킥 한방은 막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대표팀이 26일 오전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06 독일 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 후반 50분 프란체스코 토티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0-1로 패했다.
이로써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16강까지 진출했던 호주는 아쉽게 8강행 꿈을 접었다. 후반 6분 마르코 마테라치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이탈리아는 스위스-우크라이나전 승자와 7월1일 오전 4시 함부르크에서 4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였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4년 전 한.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역시 16강전에서 연장 골든골로 2-1로 제압했던 히딩크 감독은 이날도 빼어난 용병술을 펼쳐 막판까지승부를 점칠 수 없는 피말리는 승부를 연출했다.
이탈리아는 후반전 공격수 질라르디노를 빼고 빈첸초 이아퀸타를 투입, 새로운 공격을 구상했지만 얼마 안돼 위기를 맞았다.
후반 6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호주 브레시아노를 중앙 수비수 마테라치가 태클로 넘어뜨려 바로 퇴장을 당한 것이다.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감독은 후반 11분 공격수 토니를 빼고 수비수 안드레아 바르찰리를 투입, 일단 구멍난 수비를 메운 뒤 이아퀸타에게 최전방 원톱 자리를 맡겼다.
수적 우위를 점한 호주는 서서히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공략해 갔다.
적절한 선수교체로 호주가 그라운드의 주도권을 장악했지만 운명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이탈리아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예정된 90분을 모두 다 쓰고 이제 인저리타임. 모두 연장전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순식간에 이탈리아 파비오 그로소가 호주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는 순간 넘어진 수비수 루카스 닐의 몸에 걸려 넘어졌다.
루이스 메디나 칸텔레호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탈리아 선수들은 마치 승리라도 거둔 듯 환호했다. 그리고 후반 50분 토티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4만6천여 관중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토티의 발끝을 떠난 공은 호주 골문 왼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이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히딩크의 마법도 끝이 났다.
우크라이나,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
월드컵 처녀 출전국 우크라이나가 승부차기 끝에 스위스를 꺾고 8강에 올랐다.
우크라이나는 26일 쾰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월드컵축구 스위스와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 120분 간의 사투에서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로 이겨 힘겹게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우크라이나는 1일 오전 함부르크에서 이탈리아와 8강전을 벌인다.
옛 소련 붕괴 이후 1992년부터 세계 축구무대에 등장한 우크라이나는 월드컵 첫 출전에 8강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반면 1954년 이후 52년만의 8강행을 노린 스위스는 ‘신의 룰렛 게임’이라는 승부차기에서 1-3번 키커가 모조리 실축하는 불운 속에 쓸쓸히 짐을 쌌다.
스위스는 지난 23일 한국전과 같이 알렉산더 프라이, 하칸 야킨 투톱을 내세웠고 우크라이나는 ‘득점 기계’ 안드리 셉첸코를 적진 깊숙이 원톱에 박아 역공을 노렸으나 우크라이나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승부는 결국 연장전에서도 가리지 못했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선축에 나선 우크라이나의 1번 키커 셉첸코가 어이없이 실축을 하자 스위스 관중이 들끓고 일어났다.
그러나 스위스는 1번 슈트렐러의 슛이 골키퍼에 막히고 2번 바르네타의 킥은 크로스바를 맞았다. 3번 카바나스의 슛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우크라이나의 4번 키커 구시예프는 침착하게 볼을 놓고는 숨을 죽인 뒤 골키퍼 반대편 네트를 정확히 갈랐다. 축구협회를 창설한지 14년 밖에 되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8강행을 확정한 천금같은 축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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