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선 <자영업>
게빠사 아미고!
경쾌한 라틴음악에 찾아오는 고객이나 종업원들 모두가 히스페닉인 나의 일터는 이렇게 가벼운 인사로 시작된다.
그들과 나만이 통하는 대화, 눈짖, 몸짖으로 여전히 수다를 떨며 며칠후 고향엘 간다고 가방을 사러온 미겔.
손녀딸에게 줄 예쁜 머리핀을 고르러온 마리아 할머니. 인기그룹 레벨다 그림이 새겨있는 티셔츠를 구입하고 좋아라하는 틴에이져. 그모습을 보니 너무 귀여워 손수건하나 얹어주니 그 기쁨이 두배로 내게온다.
로마에 가면 로마식대로 살라는 말대로 누구나 마찬가지로 이국땅에 이민와 선택의 여지없이 찾은 생업이 정신없이 여러해를 지내다보니 이젠 제법 원숙한 (?) 상점의 여주인이 되어 때론 그들의 누나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 그들의 가족의 안부까지 주고받으며 오늘도 하루를 만족하며 재미있게 살아간다.
어디 그 뿐인가! 내게는 또 한가지 솔솔한 재미거리가 있다. 도매상에 가는일이다.
산호세 몇군데 잡화도매상중에 항상 시간에 쫓기어 찾는곳이지만 언제나 투박한 특유의 사투리로 오는이를 맞이하는 주인아저씨 허 사장님!
“아따! 요즘 장사가 말이 아니지?”
벌써 와 있는 낯익은 단골 소매업자들과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들어서는 내게 “어머니는 워띠어?” “집이 딸 시집보낼때됐지?” “며칠전 Mr.정 아무개가 왔었어! 여전하더라구….” 이곳에 살다가 Texas 로 떠난 Mr. 정이 오래간만에 방문했다는 얘기다. 반가움에 건네는 이 몇마디의 인사는 그 동안의 세월을 한꺼번에 담아 내게 끈끈한 동지애 마져 느끼게한다. 조금은 촌스러운듯, 투박한듯, 그래서 푸근한 정감이 깃든
그분만이 지닌 인간미에 많은분들이 그곳을 찾는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은 덧없는 세월에 묻어두고 그 지난 세월만큼 삶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 두고온 고향어귀 구멍가게에있던 토방 마루는 없지만 건네는 커피한잔에 어느새 손님과 업주의 관계는 뒤로한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나누는 끈끈한 정은 각박한 삶속에 우리에게 주는 고향의 향수가 뭍어있으며 항상 변함없이 누구에게나 건네는 구수한 덕담과 남몰래 주위분들의 경조사까지 일일이 챙기는 그분의 선행은 순수한 삶의 모습이 교훈이 되어 찾는이로 하여금 영원한 쉼터가 될듯싶다.
허사장님! 모쪼록 퇴색해가는 이시대에 갈증난 이에게 물을주듯 변치않는 우리의 오래 묽은 친구가 되어주시길 바라며 하시는 사업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나와 같이 그곳을 변함없이 찾는 크고작은 소매업자들 또한 요즘같은 불경기에 때론 지치고 잠깐의 휴식이 필요할때 주저말고 허 사장님이 있는 그곳으로 달려가보세요. 한잔의 커피와 나누는 소박한 정담이 있기에 갈증난 이에게 시원한 생수를 주듯 조금은 위로가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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