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대학생 도박 빚 갚기 위해 은행 강도 감행
한인 사회도 내기 골프에 이어 텍사스 홀덤 포커 문제 발생

인터넷을 통한 도박(일명 텍사스 홀덤 포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명문 대학생이 온 라인 도박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은행 강도를 범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펜 주에서 일명 빠징고(슬롯머신) 영업이 본격화돼 도박 열풍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한인 사회에서도 텍사스 홀덤 포커를 본 딴 사행성 포커 게임이 성행해 가정 파탄이나 비즈니스 폐업 등의 사회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필라 교외 몽고메리 카운티 검찰과 알렌타운 경찰은 지난 11일 알렌타운 법원에서 그레그 호간(20)군이 은행 강도 등을 인정하자 중범 죄(felony charge)로 기소했다. 호간 군의 판결은 오는 8월 17일 열릴 예정이며 그는 22-36개월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호간 군은 펜 주에 있는 리하이 대학의 2008년도 졸업 학번 대표까지 선정됐으나 이번 강도 사건으로 제적된 상태다. 수사 기관에 따르면 그레그 호간 군은 작년 12월 9일 알렌타운에 있는 와코비아 은행에 들어가 직원에게 ‘권총을 갖고 있다’는 메모를 보인 뒤 2,871달러를 강탈해 달아났다. 호간 군은 범행 당일 밤에 대학 클럽 방에 숨어 있다가 수사관에게 검거됐다.

범행 당시 호간 군은 대학 클럽 친구 2명과 함께 동행 했으나 이들이 사전에 공모하지 않고 단순히 은행에 따라갔다고 주장해 무혐의가 인정됐다. 이날 법정에는 그레그 호간 군의 아버지 그레고리 호간 Sr. 목사가 나와 아들을 지켜보았다. 호간 목사는 오하이오 주 바버톤에 있는 제일 침례교회 목회자로서 시의회 의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신망을 받고 있다. 호간 목사는 “아들이 36일 동안 도박 치료 과정을 이수해 이제 안정됐다”고 말했다. 호간 군은 리하이 대학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할 정도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인터넷 포커 게임에 빠져 들면서 5,000달러의 빚을 진 뒤 은행 강도라는 엄청난 짓을 범했다.

이 같은 인터넷 포커의 파급 효과가 한인 사회에도 크게 미치고 있다. 특히 골프를 친 뒤 마무리를 포커로 하는 모임이 늘어나면서 돈 내기 골프와 포커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블루 벨에 거주하는 N 씨는 “포커 게임을 전혀 할 줄 몰랐으나 골프를 치던 친구들이 내기 골프에서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포커를 쳐야 한다고 권해 포커에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 L 씨는 “포커를 치다 보면 새벽에 집에 돌아가거나 아예 밤을 새우는 경우가 많아 아내와 말다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J 씨는 “가게 물건 살 돈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하루 밤에 5,000달러까지 잃은 적이 있어 당황했던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필라 시내에 있는 모 교회 장로는 도박 도시 애틀랜틱시티의 도박장을 자주 드나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교회 성도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어나 장로 직을 내놓는 일도 벌어졌다. 필라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모 씨도 도박 벽으로 인해 가게를 폐업 위기까지 몰고 갔다.
이 같이 도박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해지자 펜 주 의회는 인터넷을 통한 도박을 구제하는 법을 지난 11일 통과시켰다. 법에 따르면 온 라인 도박을 하면서 크레딧 카드를 사용해 베팅 할 수 없도록 했으며 도박 사이트는 강제로 차단시킬 수도 있다.


<홍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