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숙<방송인>
지난주간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함으로 세상 천지가 온통 법석대고 시끄러웠는데 막상 본국에 있는 한국사람들은 멀쩡하다고 해서 더욱 심기가 불편하고 어지러웠습니다. 보통 본국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에, 멀리 떨어진 이곳 미국의 한인들은 본국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하는데 이는 아마도 타향살이를 하는 이민자들의 속성이 아닐까 합니다. 이국에서 살며 은연 중의 인종차별을 경험함으로써 오는 귀속에의 갈망이 본국지향적인 사고를 갖게하는 거지요. 일주일에 한번씩 서울과 방송을 하면서 미국에서의 동포들의 사고와 입장을 정리해야만 할 때가 있는데, 이미 이십여년의 미국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삶의 자세나 지향하는 바는 여전히 한국사람으로서의 그것임을 느끼며 혼자 웃습니다. 난 여전히 한국사람이구나, 하면서요. 아뭏든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사건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봅니다. 북한이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을망정 그들을 적대시함보다는 남한의 내 나라가 힘을 길러서 월등하게 그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미국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 해야 할 일은 이 사회에 모범적이고 긍정적인 한국인들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서 북한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 이 모든 이유는 다름아닌 동족에의 사랑 때문입니다.
미사일 사건 뿐아니라, 개인적인 일로 더불어 언짢고 힘든 한 주간이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 화평하게 지냄을 모토로 삼고 있는데 한인 커뮤니티의 한 전문인과의 법정 소송으로 여의치 않은 괴로움을 달래야 했기 때문입니다. 법정에 선다 함은 이미 화합에의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의미인데 분쟁이 일어났을 때 미쳐 평화스러운 해결을 모색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더불어 한인사회 내에서 같은 동족끼리 얼굴을 붉혀야 함이 무척이나 걸립니다. 더욱이 생소한 법정용어와의 씨름은 왜 이렇게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건지요. 시시비비를 떠나 이 같은 처지에 놓임이 부담되고 싫어서 그를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남과 북이 한 동족임에도 서로 다른 주의와 사상으로 갈라져 적으로 지내는 것이 안타깝듯이, 이국 땅에 살며 서로 돕고 힘을 모아야 할 같은 커뮤니티의 일원들끼리 적을 대하는 듯한 심정으로 지내야 하는 것에 화가 납니다. 결국엔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이 될 테지만 그 기간에 펼쳐질 감정과 이성에의 조절이 얼만큼의 분량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지 염려되어 그렇습니다. 비록 북한과의 다른 사상과 감정대립으로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해도 같은 동족이라는 생각에 다시 용서하고 화해를 모색하는 것처럼, 한인사회 내에서 일어나는 같은 동족간의 분쟁 역시 가능한 만큼 조금씩 양보를 해서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 입니다. 정말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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