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선<자영업>
유난히도 귀여운 외모와 자기주장이 강해 조금은 고집스러운 작은딸아이의 유아시절…
겨우 쉬운말 정도를 종알대던 내딸 지영이는 제 이름을 묻는 어른들에게 코끝을 찡그리며 “찡이” 라고 답변하던것이 지금까지 가까운 친척들은 작은애를 부를때 “찡이” 라고 부근다. 몇해전 그 애가 21살이 되던해 그전부터 여러해 강아지를 사달라 졸라대던터라 큰맘먹고 생일선물로 태어난지 3주째되는 하얀색털이 보송보송한 마르티스를 사 주었다. 이름은 “송이” 라 지어주었으며 겨우 엄마젖을 떼자마자 우리식구가 된 송이는 동생이 없던 찡이에게는 정말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하고 사랑스런 애완견이 되었다. 먹이는 물론 목욕에서 몸치장까지, 운동도 함께하며 침대머리맡에 잠을 재우는 찡이와 송이의 애정행각은 눈뜨고는 못볼정도다.
친정집안식구통틀어 막내격인 내딸 찡이는 때로는 수하쫄따구 격인 송이에게 꽤나 엄격한 (?) 언니 노릇을 한다. 어쩌다 실수로 카펫에 쉬를 했거나 제밥외에 다른 음식을 드셨거나 할시에는 가차없이 종이 방망이로 볼기짝을 후려치며 어쩌다 엄한 찡이의 포악한(?) 처벌을 눈치챌때면 쇼파밑으로 숨어버려 찡이의 성격을 테스트해볼라친다. 그런 찡이가 혹여라도 속상한 표정을 지으면 송이눈엔 눈물이 고이고, 웃을때면 꼬리치며 찡이 주변을 뱅글뱅글돌며 춤을춘다.
컴퓨터앞에 앉은 찡이옆에 송이는 맑은 두눈을 깜빡이며 저랑 눈이 마주쳐주길 바라며 찡이가 며칠동안 집을 비울시엔 인생을 마치는 순례자처럼 먹는양도 줄고 도도하던 자존심은 뭉개버린채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다른식구에게 기가 죽은채 품안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다 자라 재롱부린기억조차 잊은터에 맹목적이고 단순한, 정말로 동물다운 송이의 재롱에 하루에도 수차례 웃음을 터트리다보면 송이를 입양 (?) 하기전에 했던 염려는 기억조차없고 어쩌다 송이가 아파서 병원에 갈라치면 온식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송이가 없는 빈집은 너무나 쓸쓸해 구석구석 송이의 소품에 눈길이 멈춘다.
아! 몹쓸녀석…어느새 이렇게 정을 주다니…하면서 귀가길에 Petco 에 들러 송이소품을 주섬주섬주어 챙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한번의 인연이 이리 깊은것을… 혼돈스런 삶속에 그저 스쳐간 수많은 인연들을 우린 얼마나 잊고 지냈던가?
꾸밈없는 송이의 순수한 행위에비해 쉽사리 작은일에 상처받고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서 얼마나 휩쓸렸던가? 말못하는 애완견도 주인이 슬퍼하면 함께 눈물고이듯이 과연 나는 얼마나 마음을 주고 사랑을 나눌수있는가? 그리길지않은 인생인데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가꾸어 서로의 필요를 나누면서 살아야할텐데… 이러한 필요함을 안겨준 송이가 있어 한층 내 삶은 포근하며 아직은 미숙하기만 한 내 딸 찡이가 나이가 들수록 꾸며진 외모보다는 진실 된 마음과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줄아는 지혜를 쌓으며 적은것도 나누는 기뿜을 맛보며 행복해 할줄아는 소박한 사람이었음 좋겠다. 비록 대화로 나눌수는 없지만 그러한 누빛을 가진 송이가 찡이와 함께 하기에 바라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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