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자영업>

얼마 전 가까이 지내는 한 분이 성악 졸업 리사이틀을 가졌다.
그 분이 선정한 곡은 모짜르트의 곡이었다. 금년에 모짜르트의 250주년 생일을 기념하며 존경하고 좋아하던 분이라 모짜르트 곡만을 택했다고 했다.
175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태어나 1791년 35세의 나이로 요절한 모짜르트는 6세 때부터 작곡을 하여 600곡 이상을 작곡했다고 한다.

리싸이틀을 가지시는 분을 축하해 주기 위해 평소에 그 분을 알고 지내던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그 분이 모짜르트의 곡을 부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모두 놀라워하였다. 대곡들을 잘 소화해 낸 그 분은 일반적으로 말하면 불혹의 나이를 넘어 선 분이다. 물론 타고난 음악성도 있지만 그 것을 개발하기 위해 다른 젊은 이들보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곡을 해석하고 암기했을까. 원어로 말이다. 다른 학생들과 같이 전공만을 위해 시간을 다 쓸 수 없는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내로써 어머니로써 직장인으로써 그리고 다른 사회활동을 감당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오늘을 이룩하였을까? 놀라웠다. 오히려 삶의 연륜을 쌓아왔기에 작곡자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리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시조가 생각났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메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 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메만 높다 하더라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 보지도 말라는 속담도 있지만
하고 또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선조들이 이런 시조를 읊었을 텐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우리 선조의 얼을 이루었다는 사실에 그 분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말하자면 우리 조상의 얼을 그 분은 삶을 통하여 해석한 것이다. 그 날 우리 모두는 리사이틀의 단면만 보고 감등을 받은 것에 비해 그 분의 자녀들은 엄마가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이 노력하며 연습하는 시간을 보아왔을 것이다..
더욱 과학문명의 꽃을 피우는 이 세대는 긴 시간을 소요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버튼 하나로 결과를 쉽게 얻는 것에 얼마나 많이 익숙해져 있는가. 빠른 결과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이 세대에 살면서 인내나 노력은 유행이 뒤 떨어져 한 쪽으로 밀어두었다고 염려하였는데. 그 분은 자녀들에게 이론으로가 아니고 인내하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분의 졸업 리사이틀을 지켜 보면서 잃어버린 것을 회복한 것 같다.
그 분과 같이 아름다운 목소리와 재능으로 대곡을 소화하여 감동을 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말을 소리의 악기로 사용하여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의 무대를 만들고 싶다. 한 두 번에 되지 않으면 하고 또 하면 분명이 이루어 질 것이다. 반복적인 훈련으로 변화된 나의 삶을 통하여 우리 조상의 긍정적인 얼을 다음 세대로 연결하는 통로로 사용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