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취재1부 차장)
뉴욕주로 이민오는 학생들의 험난한 여정이 2007년 1월부터 시작된다.
주 교육부가 내년 1월3일을 기준으로 앞으로는 이민온지 1년 이상 된 모든 학생들은 미국인 학생과 마찬가지로 일반 영어시험을 치르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간 3년 미만 된 이민자 학생들이 뉴욕주 ESL 영어성취도(NYSESLAT) 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었던 종전과 비교하면 이민자에게 엄청나게 불리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이를 두고 교육계의 찬반 논란도 뜨겁지만 이민자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한인 이민자 가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 교육부는 일반 영어시험을 치르는 이민자 출신 학생들을 위해 시험시간을 늘리고 이중 언어 사전 사용을 허용하며 별도의 시험 장소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국인 학생들과 동일한 시험 문제를 받아들어야 하는 이상 시험의 난이도 극복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바가 자녀의 시험 성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보다는 낯선 환경에서 시작한 이민생활도 이민생활이지만 특히 학교생활 적응에 한층 더 힘들어 하게 될 자녀들이 무엇보다 안쓰럽고 걱정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겉도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민자 학생들이 일반 영어시험까지 치러야 한다면 어떻게 버텨낼 수 있겠느냐며 본보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 울먹이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한국의 소득격차가 지긋지긋해 힘들게 이민까지 결심했는데 주 교육부의 이번 조치로 또 다시 빈부격차만 느끼게 됐다는 불평도 줄을 잇고 있다.
이민와서 1년 만에 일반 영어시험을 치르고 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으려면 기본 영어실력을 갖춰야 하고 그러자면 한국에서부터 일찌감치 사설학원에서 선행학습을 경험한 학생이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설학원의 수강료가 과목별로 수십만원대를 오르내리는 실정을 감안하면 미국에서까지 한국의 소득격차를 뼈저리게 안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것. 교육계 뿐 아니라 이미 정치·경제 등 타 분야에서는 반 이민 무드가 조성된 지 오래다. 합법적으로 이민을 왔어도 서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설움도 물론 크지만 여기서 주저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교육계에 닥친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이민자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선도해 나가야 할지 한인사회의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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