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워드 크리스 바쉬(16번)가 한국전에서 덩크슛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 옆은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돋보인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
미국 농구팀, 한국에 53점차 대승…116-63
제임스 23점 맹위로 탄성 퍼레이드 리드…하승진은‘빵점’
한국 남자농구가 NBA 스타들로 구성된 미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53점차 KO패를 당했다.
한국은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4차전 경기에서 덩크슛 12방을 얻어맞고 미국에 63-116으로 대패했다. 수비가 뻥뻥 뚫리며 약 10분만에 의지가 꺾였다.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가 경기 최다 23점을 올리며 미국의 압승을 이끌었다. 제임스는 경기가 시작된 지 약 2분만에 터진 3점포를 신호탄으로 덩크슛 5개, 리바운드 6개, 어시스트 4개, 스틸 4개를 쏟아내며 한국 관중의 미국에 대한 야유를 감탄으로 바꿔버렸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진가를 보여줬다.
1쿼터를 22-13으로 끝낸 미국은 2쿼터에서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16점)가 한국 디펜스를 자유자재로 파고들며 단숨에 점수차를 ‘20’으로 벌렸다. 해프타임 스코어는 62-35.
그나마 심판들의 ‘편파판정’ 덕분에 점수차가 더 벌어지지 않은 것이었는데 이날 ESPN-TV 중계의 해설을 맡은 빌 월튼의 코멘트가 걸작이었다. 심판들이 잇따라 애매한 공격자 파울 판정을 내리자 “아마 이 심판들은 이렇게 환상적인 플레이를 본 적이 없어 파울로 보는 것 같다”며 시청자들을 웃겼다.
미국의 ‘폭격’은 3쿼터에도 계속 됐다. 웨이드가 올려준 ‘알리웁’ 패스를 제임스가 공중에서 받아 원핸드 덩크슛을 터뜨린 뒤 관중석 주한미군들에게 경례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미국은 LA 클리퍼스 파워포워드 엘튼 브랜드도 13분만에 16점을 올렸다.
미 대표팀은 16일 주한미군 베이스를 방문한 뒤 19일 막을 올리는 세계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사포로로 떠난다. 2002년과 1998년 대회서 각각 6위와 3위에 그친 미국은 1994년 이후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을 평가하자면 혼혈선수 김민수(13점·경희대)가 돋보였지만 다른 선수들은 소문만 못했다. 전체적으로 기대이하였다. 최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서 밀워키 벅스로 트레이드된 하승진은 짧은 슛 3개를 다 미스한 끝에 12분만 뛰며 ‘빵점’에 그쳤고, 방성윤도 ‘영양가 없는’ 21점으로 짙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또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라는 김승현(동양·4점 4어시스트)은 소문대로 빠르지도 않은데다 슛할 때도 발이 땅에서 안 떨어지는 스타일로 NBA행이 거론될 재목이 전혀 아니었다. 공도 너무 오래 가지고 있고 턴오버(5개)도 너무 잦았다. 슛도 7개 중 레이업 1개만 들어갔다.
게다가 미국에서 하이스쿨 농구를 하는 김진수를 NBA 수퍼스타들 앞에 세운 것은 장래를 위해 경험을 쌓게 해준다는 의미밖에 없다. 김진수는 7분 동안 뛰며 쏜 슛 4개가 다 빗나갔다.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은 한국의 최부영 감독은 경기 후 “미국의 기량이 너무 높다는 것을 절감했다. 프로 리그에서 뛰는 우리 선수들이 이를 계기로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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