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교육 받아도 오라는 곳도 업으니
일하고 싶어도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어디에도 없네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이모(57세)씨는 이민 온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나이가 들어 미국에 오니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그는 미국에 오자마자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인의 소개로 노인들의 취업 훈련을 도와주는 정부지원기관인 NCOA(National Council on Aging)에서 실시하는 노인취업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교육을 받는 기간동안에는 일정액의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있어 이씨는 때로는 답답하고 힘이 들었지만 컴퓨터와 영어 교육이 끝나고 나면 취직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그에게는 ‘젊은 나이도 아닌데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일념하나였다.
그렇게 일정 기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막상 직장을 잡으려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부풀었던 이씨의 꿈은 그렇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 나이 이제 57세, 아직 일할 나이 아닙니까. 사무실 잡(Job)은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이 육체노동인데, 그 일 하려고 내가 공부했나싶어요. 그나마도 나이가 많다고 거절당하기가 일쑤네요
이 같은 노인취업문제는 비단 이씨 등 몇 명 한인노인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김모(63세)씨의 경우에도무료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의욕적으로 일을 하고 싶지만 써주는 곳이 없다며 세상에 꼭 힘으로 하는 일 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머리까지 노쇠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시티 칼리지에서 영어도 배우는 등 매사에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상항한민노인회 최봉준(79세) 회장도 일을 하고 싶지만, 나 같은 나이 든 사람을 누가 쓰냐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노인회 회원들 대부분이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센터(KCI)에서 노인취업훈련프로그램 담당자로 근무하는 진진희 씨는 가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이 이곳에 전화를 걸어 일할 사람을 찾기도 한다며 그러나 대부분은 젊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연세가 있다고 말하면 나이가 많다고 거절 한다고 애석해 했다.
노인취업과 관련한 일련의 경우들은 대부분의 한인 노인들이 겪고 있는 보편화된 사회문제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는 취업훈련을 마친 후 노인들을 위한 고용창출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일정기간 교육을 마치고 나면 노인들이 비교적 근무하기가 쉬운 그로서리, 제과점, 상점 등에서 파트타임 캐쉬어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최소한의 지원을 하고 있다.
<김판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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