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옥<피아니스트>
‘관심’ 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어떤 일에 마음이 끌려 흥미를 느끼는 일’ 이라고 써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있을 수 있다. 어떤 상대에게 관심을 갖는가 하면 반대로 무관심하다는 표현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대체로 ‘관심’ 이라 하면 젊은 세대에서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정도로 이야기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관심이 많아진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다 보니 때로는 도가 지나쳐서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관심이 아니라 간섭에 가깝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노파심일까? 그리 적극적이지 못한 나는 어떤 원망이나 상대의 반응이 두려워 관심을 갖는데 더 신중해지려 애쓰곤 했다.
지난 주 뜻하지 않게 간단한 검사로 생각하고 초음파 검사를 받은 딸아이가 갑상선에 단단한 혹이 생겨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프다는 소리 한번 안하는 건강하고 밝은 아이라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짧은 시간동안 크게 자랐기 때문에 수술이 빠를수록 좋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순간 왠지 모를 자책감이 들었다. 늘 가깝게 지낸다고 하면서도 딸의 목이 그렇게 붓도록 알지 못했다는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다. 엄마라고 하면서 딸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주위 분들은 딸아이 소식을 들으시고 기도해 주시고, 전화도 주시고 여러가지로 조언도 주셨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보험관계며 병에 관한 것 까지 여러모로 챙겨주시며 위로해 주시는데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참 부끄러웠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먼저 생각한다고 누군가에게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위로하지 못했던 나에 비해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으셨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 든다’는 말이 있다. 어렵고 힘들 때는 그렇게 위로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 덕분에 잘 견디고는 시간이 흐르면 그 은혜를 잊어버릴 때가 많으니 얼마나 부끄러운지... 더불어 사는 세상,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이 많은데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먼저 염려하고 몸을 움츠렸던 나를 반성해본다. 내 일처럼 걱정하고 도와주며 힘이 되어주는 사람.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세워주며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 옆에 있어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먼저 찾게 되는 편안한 사람. 이젠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가족으로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까지 관심을 갖고 도우며 힘이 되는 그런 편안한 사람 말이다. 그리하여 항상 받기만 했던 사랑을 나도 나누며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동안 가졌던 나의 편견을 반성하며 나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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