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순목사(뉴저지 여성상담교육센터 소장)
아프리카에서는 도시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병원을 찾기 힘들다. 도시의 병원이라는 것도 시설이 보건소만큼도 못해 환자의 몸을 맡기기에는 불안하다. 탄자니야의 사역을 마칠 즈음 공설운동장에서 마지막 집회를 하는 동안 김선교사님의 딸 한나가 나무그늘 밑에서 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몸에는 열이 많아 자켓을 몇 겹을 입고도 한기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마침 운동장이 도시였기에 근처에 있는 병원에 데려갔는데 그 병원은 병이 도로 옮을 것 같은 음산한 분위기였다. 진찰을 받고 약을 받아오긴 했어도 하나님께서 만져주시지 않으면 병이 나을 것 같지 않아 우리는 병 낫기를 열심히 기도했다. 도시에서 조금만 떨어지면 그런 의료혜택마저도 없이 아주 간단히 나을 수 있는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병으로 죽어간 부모들이 남기고 간 아니 어린 고아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다. 부모 있는 아이들보다 고아가 더 많다.
그래서 시도하는 민간요법이 효험이 있으며 주님께서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번 신양가에서 사역을 할 때도 거꾸로 붙어있던 발이 기도 가운데 정상으로 돌아오고 상처 속에 우굴거리던 벌레가 죽어나오는 것을 직접 보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 사역을 하다보면 이들을 돌보는 나이팅게일을 가끔 만난다. 한 원주민 남자의 시커먼 다리가 뚱뚱 부어터질 것 같았다.아프리카의 붉은 황토속에는 사람의 피부를 파고드는 벌레가 있는데 이 벌레가 발톱과 피부사이를 뚫고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알을 까고 그 알이 벌레가 되어 우굴거려 결국 다리를 잘라야하는 상황에 이른다고 한다. 사탄이 주는 작은 부정적인 생각이 우리를 온통 지옥으로 지배하
여 천국생활을 멈추게 하는 것처럼.
그렇지만 벌레가 나오기만 하면 상처는 금방 아물어 큰 흉터를 남기지만 곧 낫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다리에 푹 패인 흉터를 가지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 벌레가 그 원주민 남자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알을 까고 벌레가 피부 속에 살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에는 조그마한 상처만 있을 뿐이었는데 그 상처를 건드리니 그 사이로 죽은 벌레가 피고름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간호원이었던 김집사님이 그 상처를 깨끗이 소독하고 마이신 가루를 뿌려 준 적이 있었다. 그녀는 아프리카의 나이팅게일이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프리카 땅을 떠나왔지만 사랑으로 싸매어진 그 상처는 깨끗이 나았으리라 믿는다.
이번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또 한 사람의 나이팅게일이 있었다. 그렇게 오지에서 고생하고 돌아오면서도 줄곧 자신을 사용해 준 하나님께 감사의 간증을 해 우리를 감동시키던 김집사님이 발가락을 내보이면서 두 주째 부어올라 걷기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고 별 심각하지 않게 얘기를 했다. 그는 미국에서 출발할 때 보낸 짐이 도착하지 않아 양말도 신지 않고 샌달을 신은 채 몇 주를 지냈다. 아프리카에서는 짐을 잃어버리는 일은 허다하다. 맨발로 다니는 동안 흙속에 있던 벌레가 발톱사이의 피부를 뚫고 들어간 모양이었다. 그는 한 달 동안 원주민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느라 자신의 상처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내버려 두면서 그냥 낫겠거니 한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기회가 되어 얘기를 했는데 마침 옆에 앉아있던 홍집사님이 그 상처를 본 경험이 있어 바늘을 성냥불로 잘 달구어 소독한 다음 상처에 구멍을 뚫어 짜기 시작했다.
하얀 벌레가 불쑥 튀어나왔다. 얼핏 보기에는 고름 같았는데 고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단단한 벌레였다. 그리고는 죽은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보기에 흉측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게 피를 닦아내고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는 그녀의 손길이 나이팅게일의 손길처럼 느껴졌
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니고야 남의 남자의 발가락에 든 피 섞인 벌레를 아무렇지도 않게 뽑아 낼 수 있겠는가! 내 속에 더러운 피를 깨끗이 닦아 내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 피가 그녀를 아름답게 한 것이리라! 치료해 준 집사님께는 물론 자기 몸속에 들어있었던 벌레를 보
고도 감사해 하는 그 분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더 크고 아름답게 사용하시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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