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옥(목사/정신과의사)

다윗 임금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솔로몬에게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그는 ‘듣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영달이 아닌 그의 백성을 다스리기 위한 그의 마음을 보고는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마음을 주었다. 그가 얼마나 지혜있는 임금이 됐는지는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을 통해 알고 있다.

상대방이 말하는 것, 말하고자 하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바로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마음은 사람들 사이에 바른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솔로몬이 말한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이해하려는 감정, 마음을 가지고 그러나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이지적으로 들으려는 마음을 말한다.상대가 말하는 것을 확실히 알아듣고 그의 진정한 의미와 상대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진정인지 거짓인지를 마치 까만 콩과 하얀 콩을 골라내듯 분별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을 것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의 말을 듣는 당사자가 상대를 어떻게, 얼마나 연민하고 걱정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대할 때 이뤄지는 것이다.

본인은 “내가 말할 때 당신/엄마, 아버지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외롭고 힘들 때 당신/엄마, 아버지는 그 때 없었다. 내가 찾을 때 당신은 그 자리에 없었다”라고 자녀들과 부인들의 울부짖던 외침의 소리들을 기억한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들을 수 있는 마음은 하나님의 마음이다. 듣는 마음은 머리로만 듣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찢어지고 상처난 마음, 거기서 흘러내리는 눈물, 피를 볼 수 있어야 한다.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부부간에, 자녀들과 가족간에 갈등이나 문제를 가지고 “머리가 터지는
것 같은” 고민 중에 있다. 갑자기 달라진 자녀들의 태도에 부모들의 가슴은 얼어붙는다. 대화가 더 이상 안된다고 생각이 될 때 보여주는 태도의 한 가지 예다.

평소 대화가 되었던 가정은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가 말하는 뜻을 나의 뜻이 아닌 상대의 마음으로 들을 때 대화의 문을 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상대의 말을 듣는가에 있다. 솔로몬이 원한 것은 들을 수 있는 마음, 상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가슴이었다. 마음이 열려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대의 말은 자칫하면 자신만의 이해의 방법으로 듣게 되므로 상대의 불신과 분노를 가져와서 “내 말을 듣지 않아요. 내가 하는 말을 이해 못해요”라고 항의를 받는다. 솔로몬 왕이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어머니들의 재판을 훌륭히 해낸 것은 진짜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읽을 수 있었던 분별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별할 수 있는 마음, 남의 말을 이해하려고 하고 들으려는 마음은 신의 선물이다. 들으려고 하는 마음은 상대에 대한 진지하고 신실한 사랑과 관심의 마음이 있는 때이다.

9월이 되면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고 새로운 얼굴들과 만남으로 학교는 시작한다. 아이들의 저녁 식탁은 부모들에게 할 이야기가 많은 자녀들의 식탁, 들어주는 부모를 가진 식탁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