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안경이 불편해 안경점에 들렀는데 시어머님으로부터 근처 약국에 있으니 집에 좀 데려다 달라는 부탁전화가 왔다.
남편과 함께 어머니를 댁으로 모셔 드리면서 갑자기 몸살이 나신 자초지종을 듣게 되고 죄송하여 몸둘 바를 몰랐다.
구순이신 어머님께서 오래된 천소파를 가죽소파로 바꾸셨는데 이리저리 좋은 위치 찾는 것까지도 혼자 하시다가 몸살이 나셨다는 것이다. “왜 제게 부탁 안 하셨느냐”는 남편의 말에 “너희는 바쁘지 않니” 하시며 고개를 저으신다.
한달 전 작은아들도 결혼을 해 집집마다 좋은 가죽소파를 두고 살면서도 어머님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어쩌다 “소파 바꾸어 드릴까요”하고 여쭈어보면 “내가 얼마나 산다고” 하시면서 손사래를 치시더니 속에는 다른 맘도 계셨던 걸 미욱한 자손들은 눈치 채지도 못한 것 같다.
가끔 어머님이 우리 집 소파에서 낮잠을 즐기시고는 “너희 소파는 참 편하구나” 하셨던 말씀이 하루종일 맘에서 떠나질 않는다.
내 아들들에게는 필요한 것이 없는지 넘치도록 맘을 쓰면서도 한국전쟁 때 홀로 되시어 힘들고도 외롭게 사신 어머님의 속내는 챙기지를 못했다.
자식에게 보내는 마음의 1/10만이라도 부모에게 드리면 효자이련만 자식을 출가시킨 이 나이가 되어서야 부모에게 빚진 것을 조금 느끼게 되니 부끄러운 일이다. 자식은 부모에게 늘 빚진 자인 것 같다.
조계란/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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