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정대철.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 불가능으로 보였던 ‘아웃사이더 노무현의 극적인 당선’을 엮어냈던 그는 정작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 일생일대 최대간난을 겪었다. 차세대 야권주자로, 참여정부 창업공신으로, 노 대통령 정치선배로, 집권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으로, 무애의 앞날이 활짝 열린 듯했던 그는 참여정부 초기 불거진 정치자금 수사덫에 걸려 정치적 아랫목에 앉아보기도 전에 감옥으로 향해야 했다. 모든 것이 가능했던 정치인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철창 너머 정치인으로 갇혔다 간신히 지난해 자유를 얻은 그는 지금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소장 신기욱 교수)에서 가벼운 식사자리 대화 등을 제외하고는 언론인터뷰를 일절 피한 채 연구와 기도로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감옥생활은 그의 정치역정, 인생살이에 밑지는 낭비였을까.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들에 귀를 들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정치에서 벗어나 정치를 더욱 또렷하게 보고, 나아가 개인과 사회와 나라와 세계인류를 위한 로드맵도 더욱 가다듬었다는 전언이다. 정치에 묻혀 다소 헐거워질 우려가 있었던 신앙심도 반석같이 굳어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신앙고백이 담긴 책까지 펴냈다.
‘갇힌 정치인 열린 신앙인’ 정대철 박사가 기나긴 침묵에서 깨어난다. 오는 10일 오후 4시 오클랜드장로교회에서 본보가 주최하고 라디오서울과 KTN-TV가 주관하는 초청강연회에 참석, 민족통일을 주제로 연설한다. ‘자기땅에서 유배당한 (듯한) 거물정치인’ 정대철 박사의 강연회는 공교롭게도 노무현 대통령의 SF방문을 나흘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눈과 귀를 모을 것 같다. 노 대통령과의 해후 가능성에 은근히 쏠렸던 관심에 선을 긋기라도 하듯 대통령 도착(14일) 이틀 전(12일)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등 노-정 엇박자 행선 또한 흥미롭다. 정대철 박사의 강연은 누구나 방청할 수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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