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창 의학박사·전 광복동지회 고문
흑인사회 지도자 앤드류 영이 한인을 비롯한 소수민족에 대한 모욕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참모로 인권운동의 동역자였으며 애틀랜타 시장과 유엔 대사를 역임한 거물급 흑인 지도자인 그가 의도적이었는지 실언이었는지 그의 심중은 알 수 없으나 중진인권 운동가로서는 있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요즘 한인사회에서 그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공세가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심히 우려하는 바이다.
영 전 대사는 애틀랜타 한인회를 방문하여 한인사회에 공식 사과하고 사과문까지 발표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의 주위 흑인 인사들 중에는 사과를 찬성치 않는 과격파들이 있다는 꺼림칙한 소문도 들려온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단호한 의사 표시와 단결력을 과시하였고 장본인인 영이 사과문까지 발표하였으니 우리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이 정도에서 관용을 베풀고 사태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한인단체가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며 소란스럽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단 말인가. 그런 것으로 다민족 미국사회에서 한인에 대한 이미지에 조금도 도움이 될 것은 없지 않은가. 우리는 200여국가의 민족이 모여 사는 이 사회에서 그들을 상대로 상부상조하는 정신으로 장사를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흑인사회는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이고 시장이 아닌가. 그들과 언제까지나 반목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한인 사회에도 여러 가지 약점과 다민족 사회에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사건들이 있는 것은 왜 모르는가. 매일 같이 신문지상과 TV, 라디오 토크쇼에까지 등장하는 한국 여성의 인신매매, 매춘집단, 밀입국자들… 이런 잘못된 일은 미국 사회에서 한인이 단연 선두주자라고 조롱 당하고 있어 선량한 한인들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다.
만일 흑인 지도자들이 한인은 인신매매와 매음 등으로 미국사회를 좀먹고 범죄 소굴로 만드는 집단이라고 성토한다고 가상해보자. 그 때에는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자기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의 가시만 보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라는 바이다. 자고로 타민족간의 충돌이나 갈등은 사소하고 하찮은 우연한 사건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은 흔히 보는 일이다.
영 전 대사는 유독 한인들만을 지적한 것이 아니고 다른 소수민족을 포함했다. 다른 커뮤니티는 잠잠한데 유독 우리만 소아병적 영웅심리로 악역을 맡고 나설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4.29 LA폭동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흑인들의 앞뒤를 가리지 않는 저돌적 기질을 잘 알고 있다. 만일 또다시 4.29 같은 사건이 발발한다면 그동안 우리 한인 이민자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권익이 다시 수포로 돌아갈 것인데 누가 그것을 감당할 것인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리 같은 소수민족은 투표로 권리와 요구사항을 쟁취해야 한다. 한인사회는 앤드류 영의 설화사건 같은 남의 약점만 물고 늘어지기 보다 한인들의 정치 참여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