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신청 받아줄 테니...”
▶ 대화장면‘몰카’언론공개
<토론토지사> 토론토시의원 출신의 이민심사관이 난민자격을 신청한 20대 한국여성에게 ‘선처’를 조건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이민·난민심사위원회(IRB·Immigration and Refugee Board)는 문제의 심사관을 정직조치하고 관계당국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국에서 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려왔다며 지난 7월 난민신청을 낸 김모(25)씨는 자신의 케이스를 담당한 심사관 스티브 엘리스씨가 난민자격을 허용해주는 조건으로 육체관계를 요구하자 남자친구 브래드 트립씨와 함께 대화장면을 몰래 녹화한 뒤 이 비디오테이프를 언론에 폭로했다.
최근 트립씨로부터 녹화테이프를 넘겨받은 민영방송국 CTV 오타와지국의 로버트 파이프 기자는 3일 오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엘리스 심사관은 김씨의 난민신청서류가 접수된 지난 7월부터 김씨가 일해 온 토론토의 한 음식점에 들르기 시작했다며 “그는 신청서에 첨부된 사진을 본 후 총 5차례 이상 접근을 시도한 끝에 지난달 김씨를 불러내 만남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파이프 기자에 따르면 김씨는 아버지의 계속되는 폭력에 피해를 당해왔다며 경찰조서 등의 증거자료와 함께 난민자격을 신청했다.
본보는 3일 오전 김씨 및 남자친구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트립씨가 몰래 촬영한 비디오는 45분 길이로 IRB 건물 바깥의 테이블에 마주앉아 김씨와 엘리스씨가 함께 커피를 마시는 광경이 녹화돼 있다. 이 비디오에서 엘리스씨는 “(난민신청에 대한) 내 첫 반응은 ‘노’였지만 당신을 만나고 난 지금은 쉽게 ‘노’라고 할 수 없다. 만약 당신의 신청을 기각한다면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CTV와의 인터뷰에서 “커피를 함께 마시자고 했을 때 싫다고 할 수 없었다. 그가 내 신청을 기각시킬까봐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남자친구 트립씨는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우리를 믿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립씨는 비디오테이프를 IRB위원장 앞으로도 우송했다.
비디오에서 엘리스 심사관은 김씨에게 “만약 내가 부적절한 이유로 당신을 만났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나도, 당신도 끝장이라고 위협하는 등 자신의 행동이 불법이란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CTV의 인터뷰 요청에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해명을 피했다.
한편 IRB의 장-기 플러리 위원장은 비디오자료를 검토한 후 연방경찰(RCMP)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엘리스씨에게 정직처분을 내렸다. 플러리 위원장은 “이민·난민심사는 언제나 공정하고 윤리적으로 처리돼야 한다며 “엘리스씨의 행동이 김씨의 난민신청심사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트로토론토 통합 전 약 6년 동안 시의원을 지낸 엘리스씨는 통합 후 처음 치러진 97년 지자체선거에서 패한 이후 토론토 정계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지난 2000년 IRB심사관에 임명됐다. 토론토의 이민변호사들은 엘리스씨가 “심사관으로 평판이 괜찮은 편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인의 난민신청에 대해 한인 이민상담가들은 “과거에는 많은 신청자들이 정치와 종교적 탄압을 이유로 제시해 실패율이 높았지만 증빙자료가 충분한 가정폭력의 경우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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