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뉴저지 베데스다교회)
과거 동, 서양의 역사에서 자칭 세상을 구제할 자라 여기는 자들이 등장해서 백성들의 마음을 현혹시키다가 역사 속에 사라진 일들이 많았다. 세상의 끝이 다가오는 시점에 그런 미혹의 사람들이 현저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성경은 경고한다(마24:5). 오늘날에도 의도적이든 아니든, 정
치 지도자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거 때면 온갖 그럴듯한 정치 공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샀다가도 몇 년이 지나면 실망과 좌절로 많은 백성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일들이 한 두 번일까?
가까이서, 또 멀리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런 허망한 정치세계의 현실을 지켜보고 있다. 자연히 우리들은 또 다시 누군가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켜줄 인물을 찾게 된다. 이런 기대가 팽배한 때에 여기저기서 자신이 바로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과연 누가 이 불안하
고 허전한 마음에 희망과 기쁨을 안겨 줄 수 있을까?
이런 기대는 정치 세계에 국한된 것만 아니다. 종교 세계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위안하고 소망과 참된 삶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을 간절하게 찾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치가 현세의 문제라면, 종교는 내세에까지 연결되어 믿고 의지할 대상을 찾고 구하게 된다. 그러나 종교 세계에서조차 그 마음에 쏙 드는 지도자를 찾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 간혹 들리는 교회 속의 혼란과 갈등은 그런 기대가 무산된데 따른 좌절의 표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정말 우리는 정치 세계, 또는 종교 세계 속에서 그런 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까? 결론은 인간에게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경은 누가 참으로 우리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 그 대안의 제시라 할 수 있다. 성경은 이상적인 나라를 “하나님 나라”로 부른다. 그런데 그 나라는 요즘 세대의 민주국가가 아니라, 하나님을 왕으로 모신 “왕국(basileia, Kingdom)”이다. 그 나라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왕으로 모셔야 한다. 신앙생활은 하나님 또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Lord)”로 모신 삶이다. 성경의 모든 축복의 약속은 그런 결단과 신-인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그 약속 중의 하나를 “자유”라 말하고 싶다. 죄의 욕심에서 자유,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자유, 염려와 두려움에서 자유, 더 나아가서 자유 한 가운데서 만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서 사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약속이다.
우리가 어떤 나라 어떤 제도 속에서 살던, 하나님을 왕으로 모신 삶은 천국의 삶을 이 땅에서 맛보는 삶이다. 그 나라의 백성이 되어 사는 것이 그렇게 좋기 때문에 많은 그 나라의 백성들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내놓고, 그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를 원한다. 이 땅의 현실, 허황된 약속과 좌절을 안겨 주는 정치, 종교적인 현실 속에서, 우리를 다스리는 권세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는 고백 속에 살고 있다. “나라이 임하옵시고,”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나이다.”성경은 장차 그가 와서 세상을 새롭게 하기까지 세상 속에 탄식이 그치지 않을 것을 말한다(롬8:23). 삶의 터전이 늘 흔들리고, 불안과 염려를 떨치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정치, 종교적 현실은 저 미래로부터 다가오는 그를 기다리게 한다. 어느 시대 참으로 마음으로 염려와 두려움 없이 살았던 세대가 있었던가? 그러나 이 땅에서 그를 왕으로 모시고 살았던 사람들은 그 체험의 바탕 위에 멀리서 오시는 그 분을 환영하고 기다리고 있다. 성경은 그 기다림 속에 사는 백성들의 기도를 소개한다. “마라나다,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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