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마지막 카드를 썼습니다. 다른 수가 없었을 겁니다. 이번 핵실험은 미국이 일대일 협상에 나오라는 것과 금융제재를 풀라는 신호입니다.”
김현식 전 평양사범대 교수는 북한 핵실험이 한반도는 물론 전세계에 미칠 파장을 묻는 질문에 “나는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최근까지도 누차 말해왔다”면서 “이번 도발은 동요 기미를 보이고 있는 주민을 결속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예일대 초청으로 미국에 와 현재 훼어팩스에 거주하고 있는 김교수는 “북한 고위 관리들은 구 소련이 그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도 미국에 손을 든 것을 매우 원통하게 생각했다”고 망명 전 직접 보았던 북한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 실수를 절대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는 것.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미국의 반응이 어떨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북한이 핵실험을 다시 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초긴장으로 치닫는 한반도 주변 상황을 푸는 해법으로 김 교수가 제시한 방안은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미국의 자세. 어떻게 해서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논리가 있지만 그것은 “김정일을 너무 몰라 하는 얘기”라며 역설적으로 “미국이 초강경으로 대응해야 오히려 남한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김 교수는 “북한 핵은 남한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우리 민족 끼리’라는 전술에 너무 쉽게 넘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의 안보는 어쩔 수 없이 미국과 일본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미국이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적 이유로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킬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평양사범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나와 동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김 교수는 러시아 국립사대 교환 교수로 있다가 1992년 망명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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