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널스와 메츠가 최종 7차전까지 간 혈전을 벌이는 동안 이반 로드리게스(왼쪽)와 카를로스 기옌 등 타이거스 선수들은 조용히 연습만 하며 푹 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월드시리즈 진출을 너무 일찍 확정짓는 바람에 뉴욕 메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의 승자가 나올 때까지 구경만 하고 있다.
1주일 동안 푹 쉬어 유리할까 아니면 감각이 무뎌져 불리할까.
“기다리는 자에 좋은 일이 생긴다”(Good things happen to those who wait). 역사에 따르면 타이거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1991년부터 5일 이상 쉬고 월드시리즈에 들어간 6개 팀이 모두 우승했다.
지난 14일 오클랜드 A’s를 4연승으로 가볍게 밀어버린 타이거스는 딱 1주일 후인 21일 메츠-카디널스 시리즈의 승자와 맞붙는다. 상대는 하루밖에 못 쉰다. 게다가 디트로이트로 이동해야 한다. 상대가 최근에 쓴 에이스를 당장 마운드에 올릴 수 없는 반면 타이거스는 선발 로테이션을 마음대로 늘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991년 미네소타 트윈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2년 애나하임 에인절스,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모두 5일 동안 쉬고 월드시리즈에 나가 챔피언에 올랐다. 199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996년 뉴욕 양키스는 올해 타이거스처럼 6일 동안 기다렸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다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은 후끈 달아오른 팀이 쉬는 동안 식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라루사 감독은 공교롭게도 그 상황에서 두 차례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1988년과 1990년 오클랜드 A’s를 일찌감치 월드시리즈로 끌어올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5일 동안 푹 쉰 뒤 각각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에 패해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 지진으로 인해 2차전 이후 11일 동안 중단됐던 1989년 월드시리즈에서는 5일 동안 쉬고 들어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꺾고 우승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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