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파서 왔습니다. 우리는 죄인이 아닙니다. 중국 정부에 의한 탈북자 강제 북송은 비인도적 행위입니다.”
북한을 탈출해 현재 한국에 정착한 4명의 탈북난민들은 30일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한결같이 이렇게 호소했다.
북한을 89년에 탈출해 14년간 중국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온 김영철(가명) 씨는 “옥수수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면 탈북자들이 이처럼 무수히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굶주림에 못 이겨 죽음을 앞에 두고 탈북하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본성과도 같은 것”이라며 탈북의 주요인은 배고픔이라고 지적했다.
김옥순(가명) 씨는 배를 채우기 위해 가족이 모두 산으로 들어가 산나물로 연명하던 중 영양실조로 아들을 잃었으며 딸도 청각이 마비됐다고 오열했다.
탈북난민들이 중국 공안당국과 북한 보위국에 붙잡혀 강제 북송될 경우 수감은 물론 고문을 받거나 심지어 처형된다고 이들은 증언했다.
두만강을 건너 탈출했던 김영수(가명) 씨는 중국 공안 당국에 잡혀 강제 북송된 후 불고문 등을 당했다며 무릎 주변의 상처 흔적을 보여주기도 했다.
탈북 후 강제로 북송돼 수감됐던 김난희(가명) 씨는 교도소 노역을 하면서 배고픔을 참지 못해 쑥을 뜯고 개구리와 죽은 물고기를 주어 먹고 식중독에 걸리기도 했다며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참상을 전했다.
한편 탈북난민을 지원하는 비정부 단체들은 오는 2일(토) 오후 12시 주미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난민 강제송환 저지 국제 시위’를 개최한다. 기자회견을 마련한 디펜스 포럼(Defense Forum Foundation)의 수잔 솔티 회장에 따르면 이날 동시에 14개국 20개 도시에서시위가 벌어진다. 솔티 회장은 “중국이 탈북난민들을 돕는 개인이나 단체들을 탄압하며 체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에서 1997년 이래 탈북난민을 돕다 체포돼 15개월간 수감됐던 필립 박(가명) 목사는 “자유와 인권 침해, 살인행위의 공모자인 중국이 오는 2008년 올림픽을 개최할 수는 없다”면서 전세계 국가들에게 중국이 탈북자 송환을 계속할 경우 올림픽 참가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관련 문의 (908) 705-0851(남신우) 또는 웹 사이트(www.nkfreedom.org) 참조.
시위 장소: 2300 Conne cticut Avenue, N.W., Washington, DC 20008.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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