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남겨두고 먼저 가버린 자식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런 아픔을 느낄 때마다 나보다 못한 이웃들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게 유일한 위로가 될 테니까요”
청춘의 꿈을 이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리는 어머니의 애틋한 고백이다. 이 어머니는 올 크리스마스에 라티노 선교단체인 굿스푼을 찾아 아들에게 못다한 사랑을 전할 계획이다.
굿스푼 대표 김재억 목사는 “이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당일 옷가지와 음식을 챙겨와 라티노 노동자들을 위로하며 아들을 추모하고 싶다는 소식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까치밥’을 남겨 놓는 고운 마음을 지닌 한인들이 올 겨울도 춥고 배고픈 이웃들을 찾아 DC로, 라티노 노동자 집합소로, 노인 아파트로, 병원으로 발걸음을 분주히 옮길 전망이다.
아무래도 나눔에 앞장서는 단체는 교회들. 굿스푼은 이번 주말까지 중앙장로교회, 메릴랜드 지구촌교회 등의 방문으로 스케줄이 꽉 차 있고 12월 둘째 주에는 한빛지구촌교회가 방한 용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202) 622 -2559
영어권 세대의 연말 봉사 활동도 참여가 많이 늘었다.
코넬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DC에서 노숙자 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평화나눔공동체를 찾아 2주간 머물며 각종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올해도 이들 외에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이스턴 메노나이트대 등에서 20여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DC에 직장을 두고 있는 전문직 종사 한인들의 봉사 활동도 부쩍 늘었다. 평화나눔공동체 인근에 위치한 투자회사에서 CPA로 일하고 있는 그레이스 부치씨,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제니퍼 리씨, 변호사 탐 리씨 등 30대의 이들은 평화나눔공동체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영어 뉴스레터 작성, 법률 자문 등으로 톡톡히 도움을 주고 있다. 최상진 목사는 “노숙자들과 드리는 주일예배 때 마다 청소년 자녀들을 데리고 와 함께 예배를 드린 후 봉사활동을 하는 한인 부모들이 있어 감동을 준다”며 “어른들의 솔선 수범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2)939-0754
노인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예진회도 바빠졌다.
박춘선 회장은 “10일 레스턴 소재 노인 아파트에서 위로 잔치를 열 예정”이라며 “정기적인 경로 행사도 좋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영어가 서툰 노인들을 매일 도와주는 일도 매우 중요한 것 같다”며 봉사자의 손길을 호소했다. 박 회장은 “통역 등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의 전화를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703)801-1326.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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