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생각은 여성 스스로 깨야 합니다.”
도미 8년차인 김원주씨는 이른바 기러기 가족. 평생 주부로 바깥 사회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김씨는 올해 한사랑종합학교가 운영하는 건축면허 시험반 학생으로 신분을 바꿨다.
남자들도 험하다는 ‘노가다’ 일에 50대 중반의 김씨가 뛰어든 것은 장차 남편의 사업을 돕기 위해서.
“전기업에 종사하는 남편이 미국에 오면 도우며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다 건축업에 눈을 돌렸습니다.”
지난달 건축 라이선스를 따낸 김씨는 건축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직접 창업한다는 로드맵도 세워놓고 있다.
김씨처럼 건축이나 배관, 전기, 냉난방등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술 관련 직업에 도전하는 한인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한사랑종합학교가 개설한 기술 분야 클래스 현황.
몇 해 전만 해도 여성 수강생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에는 클래스마다 여성들 비율이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육종호 교장에 따르면 냉난방, 배관 분야는 10% 수준이지만 전기는 30명 정원에 5명, 건축면허 준비반에는 18명중 4명이 여성들이다. 또 컴퓨터반은 60%, 약사보조사 시험반은 90%가 여성 수강생들로 채워졌다.
건축회사 설립을 위해 배관과 전기, 건축을 동시에 공부중인 우경희씨는 “미국사회는 한국처럼 음성적 거래가 없어 여성들이 일하기 훨씬 수월하다”며 “남의 라이선스를 빌리기보다 내가 직접 취득해 정부 발주 공사를 따내기 위해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부들이 ‘금녀(禁女)’의 벽을 뚫고 남성들의 영역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직업에서 남녀의 장벽이 무너진데다 여성들의 섬세함이 점점 요구되고 있기 때문.
건축면허 강사인 김완동씨는 “현장 관리는 남자 위주이나 페이퍼 웍등 오피스 일은 여자가 유리하다”며 “여성의 세심함이 컨트랙 회사에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에 따르면 건축업의 경우공사를 감독, 지휘하는 일은 대부분 남성들의 몫이지만 빌링 작업에 견적등 복잡한 사무는 여성들에 더 적합한 분야다.
버지니아주는 건축시험 합격자들이 오피스 웍을 할 수 있게끔 현장 웍과 기능을 분리시켜놓고 있어 여성들의 진출 길을 터놓고 있다.
김원주씨는 “내가 과연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여자라고 못한다는 생각보다는 용기를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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