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이제는 바닥을 쳤을까요?
“가격은 얼마나 더 떨어질 것 같나요?”
올 한해 한인들이 가장 많이 주고 받은 대화내용일 것이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가까이 호황을 이어오면서 한인들의 부 축적에 가장 많이 ‘기여’한 워싱턴 지역 부동산 시장이 올해는 한풀 꺾이면서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바뀌면서 예전의 두자릿수 가격 증가는 ‘아, 옛날이여’가 되고 말았다.
워싱턴 지역의 대표적 주거 지역인 북버지니아의 경우 지난 11월 판매주택 평균가격은 52만3,247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 정도 떨어졌다.
그러나 판매 주택수는 크게 줄어 작년 11월 1933채이던 것이 올해는 1,475채로 24%나 감소했다.
부르는 게 값이었고 웃돈을 주겠으니 팔아만 달라고 경쟁을 벌이던 바이어들의 모습에 익숙해있던 셀러들에게 리스팅 가격보다 훨씬 낮게 오퍼하는 바이어들의 모습은 아직까지 낯설기만 하다. 한때 최고의 직업으로 인기를 모았던 부동산 중개업의 인기도 덩달아 시들해졌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일단 사고 보자던 바이어들의 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새로운 콘도나 주택단지 분양에 수백명의 한인들이 몰리던 현상도 사라졌다.
수요가 꺾이면서 자투리땅만 있으면 들어섰던 콘도 등 주택건축 열기도 가라앉았다.
주택의 에퀴티가 재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서민들에게 집값의 정체와 하락은 엄청난 심리적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한인 경제 위축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매년 두자릿수의 가격 인상은 시장이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올해와 같은 조정기는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연말을 최저점으로 워싱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으며 내년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일시적인 숨고르기’ 단계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금리가 아직도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타주 및 해외 이민자의 이주 등으로 잠재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 월별 판매 동향을 볼때 연말로 갈수록 연초보다는 거래가 늘어나고 있고, 가격도 작년에 비해서는 내렸다고 하나 초활황기였던 2004년(11월 평균 45만2,461달러)에 비해서는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권기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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