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볼티모어 지역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 사건 2건이 모두 미제로 해를 넘기게 된다.
지난 9월 24일 글렌버니 소재 자신의 오피스에서 피살체로 발견된 치과의 노운호씨(51)와 11월 3일 볼티모어시내에서 차량 접촉사고 후 언쟁을 벌이다 칼에 찔려 숨진 서갑석(59)씨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라 슈라이버 앤아룬델카운티경찰 대변인은 27일 “노씨 사건과 관련, 용의자나 단서가 확보된 게 없으며, 수사에 진전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달전 신원 미상의 남성을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수사가 원점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노씨의 유족들은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현상금을 1만 달러 증액, 최고 1만2,0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바 있다.
노씨 사건은 발생 장소가 의료기관이 모여 있는 오피스 단지인데다, 피살 추정시간이 인근 오피스에 직원들이 근무하고 도로 교통이 혼잡한 오후 5-7시여서 범인 체포를 낙관했으나 경찰은 3개월이 넘도록 범인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씨 사건의 경우도 백주 다운타운에서 발생, 목격자도 있어 범인 체포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경찰의 감시카메라에 찍힌 범인 모습이 뚜렷하지 않고, 목격자들이 진술한 흑인 용의자와 빨간색 SUV 차량은 사건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볼티모어시경찰국의 다니 모세 형사는 “서씨 사건의 용의자는 물론 용의자가 타고 도주한 차량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씨 사건에 앞서 발생한 볼티모어 시내 G&A 푸드마켓 무장강도 사건도 한인상인이 총상을 입었으나 범인은 체포되지 않고 있어 올 하반기 발생한 한인 인명피해 범죄는 한 건도 해결되지 않았다.
한편 최근 수년간 유례없이 한달반 사이에 두 명의 한인이 피살되고, 한 명이 총상을 입었음에 불구 한인사회는 별다른 대응이 나오지 않아 안전문제에 둔감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사건 이후 한인단체의 대응은 양영철 한인안전대책위원장이 노씨 사건 담당형사를 만난 것이 전부. 과거 한인 범죄 피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단체장들이 긴급 대책 모임을 갖고, 경찰 상대항의 방문이나 범죄 퇴치 집회 및 시위를 벌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한기덕 메릴랜드한인회장은 “안대위가 별도로 조직돼 있어 한인회 차원에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위원장은 다른 단체의 후원이나 참여가 없다면서, 언론을 통한 방범 캠페인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박갑영 식품주류협회장은 “상인들에게 각별한 조심을 당부하는 것 이외에 협회에서 달리 할 수 있는 대책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G&A 푸드마켓 사건의 경우 업주 이관영씨에게 정부의 피해보상제도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인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경찰의) 발표가 나오지 않아 불만스럽다”면서 “지방정부가 선거후 정권교체 시기에 있어 기존 연락망을 가동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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