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보라스’
“쥐어짜는데는 선수” AP통신 칼럼 눈길
‘수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화제다. 28일 샌프란시코 자이언츠의 새 에이스 배리 지토에 7년간 1,260만달러 계약을 받아주고 나니 AP 통신 칼럼니스트 짐 릿키가 기가 막혀 펜을 들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라스의 소원을 들어주다보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옛날에 망했을 것이다. 쥐어짜는 데는 천재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탐 힉스 구단주는 보라스에 속아 알렉스에 로드리게스(현 뉴욕 양키스 3루수)에 10년간 2억5,200만달러나 주는 딜에 사인했다. 아마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어리석은 계약이다.
하지만 힉스 구단주는 그 것 하나로 모자라 또 보라스의 말을 듣고 더 나쁜 딜에 응했다. 박찬호와 5년간 6,500만달러에 계약한 것.
재주도 좋다. 케빈 브라운으로 LA 다저스에 메이저리그 사상 첫 1억달러 바가지를 씌운 지 몇 년도 안 돼 그렇게 줄줄이 터뜨리니 말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박찬호, 케빈 브라운. 그 딜 3개만 해도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다시는 보라스와 상대도 안 할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이언츠의 피터 맥가원 구단주가 보라스에 넘어갔다. 돌이켜보면 이 사람이 후회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보라스에게는 신나는 일이다. 에이전트 커미션으로 약 5%는 그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토를 욕할 마음은 없다. 올 자유계약 시장의 최고 투수가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매년 18승을 거둔다 해도 1승 당 약 100만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그가 계약기간인 7년 동안 평균 18승을 올린다는 보장도 없다.
1969년 이후 그런 성적을 올린 투수는 스티브 칼튼, 로저 클레멘스, 랜디 잔슨, 그렉 매덕스, 짐 파머, 탐 시버 등 딱 12명뿐이다.
무지막지한 돈을 받은 뒤 그들과 비슷한 성적도 못 올린 보라스의 고객이 바로 케빈 브라운이다. 브라운은 메이저리그 사상 첫 1억달러 계약을 체결한 뒤 7년 동안 72승45패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6,500만달러를 받는 동안 33승33패를 기록했다.
보라스는 정말 재주가 좋다. 3차례 무릎수술 끝 야구 커리어를 포기하고 에이전트가 됐는데 시카고 컵스가 법대 등록금을 대게 만든 말솜씨가 오늘의 보라스를 예고한 셈이다.
보라스의 비결이 뭔지는 메이저리그 구단주들밖에 모른다. 하지만 항상 당하는 그들은 창피해서 그 비결에 대해 평생 입을 못 열지도 모른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보라스는 언성을 높이는 적이 거의 없고 (한국 사람들이 ‘X 파일’로 부르는) 그 책으로 유명하다. 읽어 보면 별 것도 아니다. 선수 기록에 항상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만 늘어놓는다.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식이다.
그런 식으로 재미삼아 ‘팀 보라스’를 만들어 계산서를 내놨다<도표 참조>. 25명만 추려낸 명단을 보라. 훌륭한 팀이다.
합계 연봉은 2억5,340만달러. 작년 뉴욕 양키스의 개막전 로스터의 토탈 연봉(1억9,870만달러) 보다 무려 28%가 높은 금액이다. 에이전트 몫으로 5%를 챙기면 공 한 번 안 던지고 1,267만달러 연봉을 버는 셈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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