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노인들은 노후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자녀에게 가장 많이 의존하며, 이민생활에 따른 스트레스 및 가족의 부조(扶助)나 사회적 지원 부족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혜라 존스합킨스대 간호대 교수 등이 지난해 11월 29일 ‘비교문화 노인학 저널(Journal of Cross-Cultural Geront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것으로 대부분의 한인 노인들은 자녀들로부터 지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은 응급상황(61%), 장기 간호(50%), 재정적 지원(61%) 등을 자녀에게 의존했다. 반면 정서적 지원(27%)은 상대적으로 자녀 의존도가 낮았다. 자녀 다음으로 배우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친구는 다른 지원보다 정서적 지원을 찾는 경우가 자녀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장기 간호를 제외하고 사역자나 전문 단체, 친척이나 이웃의 역할이 제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도움이 필요한 경우 아무데도 의지할 데가 없다는 사람이 응급상황은 10%, 장기간호 11%, 재정지원 18%, 정서적 지원이 26%나 돼, 가족을 벗어나면 아직은 사회적 부조 및 지원 시스템이 미비한 한인 이민 사회의 취약점을 보여줬다.
이 논문은 한 교수가 제 1 및 교신저자이고 같은 대학의 김미영 교수(간호대), 이호창 교수(의대) 및 코리안리소스센터의 김병대 박사가 공저자이다. 이 논문은 1999년 실시한 역학조사를 2차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볼티모어시 인근에 거주하는 60-89세 한인노인 205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의 69%가 배우자가 있으며, 남자 노인은 대부분(92%) 배우자가 있는 반면 여자는 절반 가량(55%) 배우자가 있었다. 남자 혼자 사는 비율은 4%로 낮은데 비해, 여자는 22%가 혼자 살고 있었다. 혼자 사는 노인을 제외하면 부부가 성년 미혼자녀 1명과 함께 사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42%), 그 다음으로 부부만(27.8%), 부부와 손녀 혹은 손자와 사는 경우(12%) 순으로 많았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45%)이 가구별 연간 소득이 1만 달러 미만이라고 응답했고, 3만 달러 이상은 13%에 불과했다.
한인 노인들이 필요한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평균 4명이며, 받은 도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민생활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총 12문항으로 구성된 척도를 사용했는데, 0점부터 36점까지 표시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 한인노인들의 스트레스 평균점수는 32점으로 상당히 높았다.
우울증은 김미영 교수가 미주 한인을 위해 개발한 ‘우울증 척도’를 사용했으며 이 도구는 0-75점으로 우울증의 정도를 표시한다. 이번 조사에 응한 한인 노인 그룹의 평균점수는 11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이민생활에 따르는 스트레스와 사회적 부조는 우울증과 연관이 있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나 지원에 대한 만족도 등은 우울증과 상관이 없었다. 필요한 경우 사회적 부조와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노인의 경우 우울증 증상을 적게 보였다.
한혜라 교수는 “한인 노인들이 누구에게서 사회적 부조와 지원을 받고 있는지 또 이런 지원이 우울증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밝혀낸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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