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을 하려면 손해도 감수하는 자기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한인 최장기 단체장 기록을 세운 장세영(사진) 전 메릴랜드주 태권도협회장. 장 전회장은 1993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무려 14년간 7회를 연임했다. 주협회가 32년 전 창립됐으니 협회 역사의 거의 절반을 이끈 셈이다.
장 전회장이 취임할 당시 협회 재정은 1,000달러에 불과하고 회원수도 미미했으나, 이제는 미국 태권도계에서 주목받는 지역으로 성장시켰다.
장 전회장은 취임과 함께 미국 태권도연맹으로부터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캠페인 메릴랜드위원장으로 임명돼 기금을 모아 전달했으며, 당시 커트 슈모크 볼티모어시장, 에드워드 커트 시경국장, 로버트 얼릭 연방하원의원(현 주지사), 멜빈 스타인버그 부지사, 스튜어트 심스 시검찰총장 등을 대회에 초청, 명예 단증을 수여하며 태권도를 정, 관계에 홍보했다.
장 전회장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된 9월 4일을 기념하기 위해 볼티모어 시장에게 요청, 1995년 같은 날을 볼티모어시 태권도의 날로 제정, 선포하게 했다. 10년 후인 2005년 세계태권도연맹이 같은 이유로 같은 날을 세계 태권도의 날로 제정,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1996년 4월 28일은 메릴랜드 태권도의 날로 주정부에서 선포, 미주 다른 지역은 물론 타 국가에도 태권도의 날이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
장 전회장이 전하는 알려지지 않은 사건 중 하나가 태권도 관련 악법이 발의됐다 폐기된 것. 1999년 2월 주의회에 상정된 이 법안은 태권도 수련생이 대련할 때 의사를 대기시켜야 하며, 수련생이 다치면 형사 입건하는 등 태권도장 운영을 옥죄는 법안이었다. 장 전회장은 스티브 드링 부회장을 대책위원장으로 하고 태권도 원로인 이준구 사범과 미국 태권도연맹의 도움을 얻어 발의 의원과 타협해 폐기되도록 했다.
협회가 활성화되면서 우수 선수들이 발굴됐다. 제퍼리 젠킨스 선수가 2000년 아일랜드 세계대회 입상을 시작으로 장영신양이 2002년 그리이스 세계대회 준우승 및 2003년 팬암 주니어 대회 우승 및 MVP 수상, 장용성군이 전미 대학선수권대회 우승 및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미국 태권도팀 주장으로 선발됐다. 장용성군과 장영신양의 부친인 장 전회장 또한 2002년 그리스 주니어 세계대회 미국 국가대표총감독을 지냈다. 또 스티브 드링 부회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그리이스 올림픽 심판으로 선발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브루스 해리스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이다.
장 전회장은 협회가 체계가 잡히자 1998년부터 전국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도장 및 심판들에게 훈련비와 항공료를 지급했으며, 2005년부터는 심판과 국가대표에게 훈련비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회원도장으로부터 회비는 물론 타 단체나 한인업소로부터 기부금도 일체 받지 않았다.
태권도가 정립되기 전인 7세 때 수박도로 입문한 장 전회장은 1977년 도미, 버지니아 훼어펙스와 메릴랜드 프레드릭에서 도장을 운영하다 83-87년 미군에 입대, 하와이 소재 25사단에서 태권도 교관을 지내기도 했다. 13년전 국기원 공인 7단을 획득한 장 전회장은 제대와 함께 볼티모어에 도장을 열었다. 현재 시내 이스턴 애비뉴와 벨에어, 버지니아 훼어팩스에 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존스합킨스대학생들도 지도하고 있다.
장 전회장은 퇴임후 후진 양성과 함께 연례 태권도 페스티발 수익금으로 유망주를 발굴하는 도장을 지원하기 위해 태권도 장학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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