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발전위해 미국사회 공헌해야”
“우리가 미국에 살 목적으로 온 이상 한국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새로운 땅, 국가에 대한 새로운 책임감도 가져야 합니다.”
워싱턴 한인사회의 원로인 김웅수 전 카톨릭대 교수(83)는 한인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국사회에 대한 공헌과 올바른 동화(同化)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교수는 1960년대를 회고하며 “워싱턴 한인 인구가 2천명이던 시절 체육대회에 나가보니 태극기를 단 이들이 많았다”며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해 온 사람들이 조국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면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달아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이어 “그때 1세들은 빨리 주류사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나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레 2세들이 그렇게 됐다”며 “1세들도 시간이 가면 미국사회에 동화될 것이나 옳은 가치관과 정신을 가져야 옳은 동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1세들이 떠나온 한국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과 관련 “정체성과 동화의 문제는 이민자들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끈만 갖고 있지 말고 자신을 낳아주고 자란 조국과 새로운 조국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김 전 교수는 미국사회에 대한 공헌과 한인 커뮤니티를 알리는 노력도 들었다.
그는 “한인 커뮤니티가 인구나 경제력 등 그 지식과 능력에 비해 사회적 공헌이 부족한 편”이라며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봉사도 더 하고 주류사회에 한인 커뮤니티를 더 알려야한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워싱턴 지역 한인회들의 역할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민족정신과 동포애가 바탕이 된 60-70년대 초창기 한인회의 열성과 달리 지금의 한인회는 커뮤니티를 대외적으로 반영하고 내부의 의견을 모으며 비전을 토론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인회는 주류사회에 먹혀 들어갈 정책을 푸시(Push)하고 이민사회로서 미국 사회에 공헌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단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교수는 또 한인회 선거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일침을 놓았다.
그는 “현재의 일하지 않는 노인들 표로 회장이 당선되는 구조는 일하는 한인들의 의지와 욕구를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비례 대표제등 선거 시스템의 변화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김웅수 전 교수는 광복 직후 국방경비대 간부로 건군 작업에 앞장섰으며 6군단장 재직 중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자 반대하다 예편해 1962년 도미했다. 워싱턴의 가톨릭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 93년까지 교수로 재직했으며 국제한국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한미장학재단 설립부터 관여해 현재는 이사로 후세 양성을 위해 열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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